美 CDC “미국 신규감염 중 73%가 오미크론…지배종됐다”(종합)

by방성훈 기자
2021.12.21 09:15:40

“11일 신규감염 13% 그쳤지만 일주일만에 73% 급증"
중증 위험도 낮더라도 강한 전파력·돌파감염이 문제
이미 한계 다다른 의료시스템 부담 가중 우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일(현지시간) “지난 한 주 동안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감염 사례 중 73%가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감염이었다”며 “오미크론이 미국에서 지배종이 됐다”고 발표했다.

(사진=AFP)
CDC에 따르면 오미크론 감염자 비중은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13%에 그쳤으나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 동안 73%로 급증했다. 지난 한 주 동안에만 65만명 이상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DC는 “미국 내 많은 지역에서 오미크론이 신규 감염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감염병 전문가들은 실제 점유율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난 달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최소 89개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8일 “오미크론의 지역 사회 전염이 있는 곳에서는 감염자 수가 1.5∼3일 만에 2배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백신 접종 등으로 인구의 면역력이 높아진 국가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보고된 초기 데이터를 근거로 오미크론이 델타 등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심각한 질환(중증) 위험도나 사망률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과학자들은 “중증 위험도가 더 낮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전염병 연구진은 “오미크론이 기존 변이보다 덜 위험하다는 증거가 없다.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중증 위험도가 낮다고 하더라도 전염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이미 백신이나 부스터샷 접종을 마쳤더라도 돌파감염이 가능하다는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남아공의 초기 연구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들이 오미크론변이에 재감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전 세계적으로 쓰이는 백신 대부분이 오미크론의 강한 전파력을 막기 힘들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중증으로 발전하는 걸 막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감염을 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mRNA 방식으로 제작된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만 억제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마저도 부스터샷을 접종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많은 병원들이 이미 광범위한 인력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 의료 시스템에 더욱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전날 “오미크론은 이틀에서 사흘 사이에 어느 곳에서든 두 배로 많아지는 특성을 가진다. 이미 코로나19 입원 환자로 포화상태에 이른 병원들의 의료 시스템이 1~2주 내에 심각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며 “몇 주 혹은 몇 달 간 힘든 겨울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DC 관리들은 오미크론의 급속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서둘러 접종하고, 자격이 되는 경우엔 부스터샷도 맞아야 한다. 백신 접종을 마쳤더라도 공공 장소나 실내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휴가철 가족, 친지와 함께 모이기 전에 가능하면 집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