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자! 경기북부]시원한 폭포 물줄기에 답답함 날려버리자

by정재훈 기자
2020.05.30 11:45:00

이무기 전설과 골 깊은 소 품은 용소폭포
운계폭포·비둘기낭폭포는 조용한 휴식처

[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잠시 잠잠했던 코로나19가 서울 이태원에 이어 이번주에는 물류센터를 시작으로 또다시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방역당국은 감염병 확산 저지를 위해 여럿이 모이는 장소, 특히 실내공간에서 이뤄지는 각종 모임과 집회를 최대한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계획한 사람들은 그만큼 선택지가 좁하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자연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경기북부의 한적한 폭포 구경은 어떨까.

이번 주말은 산세가 수려한 만큼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을 물의 낙폭으로 연결해주는 아름다운 폭포를 소개한다.

용소폭포.(사진=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에 위치한 용소폭포는 조무락골로 올라가는 삼팔교에서 도마치계곡 상류쪽으로 3㎞ 지점에 있는 용소에 흐르는 폭포이다. 폭포의 물줄기는 석룡산과 도마치령, 신로령, 국망봉 등 해발 1000m 안팎의 험난한 산을 타고 흘러내린 도마천의 근원이기도 한다.

용소폭포는 떨어지는 폭포수로 인해 파여진 약 수심 6m의 깊은 소에서 이무기가 살다가 용이 되어 승천하던 중 임신한 여인에게 목격돼 승천하지 못하고 낙상하여 소를 이루었다는 전설을 가진 곳으로 수려한 주변경관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바위 사이로 흘러 떨어져 내린 물이 암벽으로 둘러싸인 곳에 모여 맑고 푸른 소를 이루고 있으며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와 함께 주위에는 괴석 사이로 맑은 계곡이 흐른다.

또한 가을철에는 주변 단풍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등산객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폭포와 용소는 적목용소(赤木龍沼)라는 명칭으로 가평팔경의 제5경으로 꼽힌다.

적목리 38교에서 3㎞로 도보 40분 거리에 위치하며 주변 참나무와 단풍나무가 잘 어우러져 있고 5월에는 철쭉이 만개한다.

운계폭포.(사진=파주시)
파주시 적성면 감악산의 대표적인 명소인 운계폭포는 실마천을 끼고 있는 20m의 아기자기한 계곡이다.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며 지역에서는 비룡폭포 또는 은계폭포로도 불린다. 절벽에서 푸른 물이 쏟아지는 풍경이 장관이며 특히 여름철에는 물이 불어 경관이 아름답고 가을에는 단풍이 우거지는 모습으로 알음알음 찾아오는 탐방객들이 꽤나 있다.

휴전선에 인접한 관계로 감악산이 오랫동안 입산금지구역이었던 덕택에 운계폭포 역시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직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최근에는 통제가 완화되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운계폭포 역시 유명해지는 추세다.

단 운계폭포 안으로는 들어갈수 없으며 구경만 가능하다. 산불예방을 위해 입산이 통제되는 기간이 5월 15일 종료돼 오는 11월까지는 운계폭포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설마교에서 3~4분 들어가면 매표소와 거북바위휴게소가 있고 왼쪽 능선을 휘돌아 이어지는 길로 오르면 운계폭포가 보인다.

경사가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겨울에는 빙벽 훈련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비둘기낭폭포.(사진=경기도)
포천 한탄강의 8경 중 하나로 폭포 뒤의 동굴에서 백비둘기들이 집을 짓고 살았는데 비둘기 둥지와 같이 움푹 파인 낭떠러지라는 의미에서 비둘기낭폭포라는 이름이 유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537호인 비둘기낭폭포는 신비로운 분위기로 여러 영화와 드라마 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비둘기낭폭포는 포천 한탄강 주상 절리 협곡과 동일하게 한탄강 용암 대지가 불무산에서 발원한 불무천에 의해 개석되면서 형성된 폭포다.

비둘기낭폭포는 포천 한탄강 주상 절리 협곡과 같이 주변의 크고 작은 하식동과 주상절리, 판상절리, 협곡, 용암 대지 등 철원과 연천 지역의 지형 및 지질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비둘기낭 폭포는 용암 분출에 따른 침식 기준면의 변동을 비롯해 수계 발달 간의 상호 작용과 용암 대지 내의 폭포 발달 과정을 알 수 있는 독특한 폭포 지형으로 한탄강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지형·지질학적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데 자료로서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