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서도 폭풍 트윗…·G20·미중 무역협상 등 성과과시

by방성훈 기자
2019.06.30 11:46:11

"오래 계획했던 DMZ 방문"…김정은과 만날 수도
"文과 회담 좋았다…시진핑과도 예상보다 좋은 협상"
"中, 대규모 농산물 구매…화웨이, 美제품 구매 허용"
"G20 모든 정상이 美경제 찬사"…재선 염두 자찬·성과과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친교만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방문 중에도 ‘폭풍’ 트윗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미중 무역협상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과를 과시, 내년 대통령 재선 유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위터에서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예고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만남을 제안한 만큼, 성사시 재선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나는 지금 한국에 있다. 오늘 나는 우리의 부대를 방문해 그들과 이야기할 것이다. 또한 DMZ에 간다(오랫동안 계획된)”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DMZ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며 ‘깜짝 만남’을 제안했다. 그는 트윗에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을 포함해 아주 중요한 몇몇 회담을 가진 후에 나는 일본을 떠나 (문 대통령과) 한국으로 떠날 것”이라며 “그곳에 있는 동안 북한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에서 그를 만나 손을 잡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긍정적 입장을 밝힌 상황이어서 성사 여부에 이목이 집중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전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만찬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나는 우리의 새로운 무역 합의를 위해 건배했다”며 새 무역 합의가 바뀌기 전 것 보다 훨씬 더 좋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새 무역 협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얻어낸 성과물을 포장하는 것에도 열성을 보였다. 그는 다른 트윗에서 “거짓되고 타락된 뉴스들이 그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음에도 저명한 (농업 매체) 팜저널은 우리 농민들 중 74%가 나를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농민들은 수년 간 불공평한 대우를 받아 왔다. (내가 취임한 뒤) 이제는 빠르게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예상보다 좋은 만남을 가졌다”면서 “무역협상을 하는 동안에는 기존에 부과된 관세 외엔 추가로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도 동의했다. 그들은 막대한 양의 우리의 위대한 농부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사들일 것이다. 우리 IT기업들과 시 주석의 요청에 따라, 우리 국가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전제 하에 중국 기업이 그들(미국 IT기업)로부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앞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속도보다는 (협상의) 질이 훨씬 중요하다. 나는 서두르지 않지만 상황은 매우 좋아 보인다. 현재 부과되고 있는 대중 관세는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외에도 “G20에서 만난 각국 정상들이 미국의 위대한 경제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대다수 국가들은 경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최고의 경제다. 미래에 대한 위대하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한편 한국 방문을 계기로 작성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내년 재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김 위원장과의 서프라이즈 만남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긴장이 흐르는 남북 접경지에서 아무리 짧더라도 김 위원장과 만난다면 전대미문의 장면 연출을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에 부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사태로 ‘인권 유린자’라는 오명을 씻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결국 모두 재선 유세를 위한 치밀한 계산이 반영된 발언들이란 얘기다.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합의한 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특히 급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는 점은 중국과의 협상 및 그 결과를 내년까지 유세에 활용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