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좋았는데..하나금융, 대우조선發 악재에 '발목'

by박기주 기자
2015.07.18 10:50:00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드디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이라는 해묵은 숙원을 이뤄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042660) 대규모 손실 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주가 회복이라는 다른 숙제는 뒤로 미뤄졌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7일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98% 하락한 2만77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이날 은행업종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이번 주 0.4% 하락했다.

이번 주초 하나금융에는 대형 호재가 있었다. 지난 13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외환은행 합병에 합의해 오는 10월 통합은행을 출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이 지난 2010년 외환은행을 론스타로부터 인수한 뒤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던 통합 작업이 드디어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됐다.

오는 10월1일 출범할 예정인 통합 하나은행은 총 자산규모 269조6000억원의 시중은행 중 최대 수준의 규모를 갖춘 대형 은행이다. 그동안 하나금융이 스스로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규모 부분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지니게 된 것이다.

시장에서도 통합 합의에 대해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하나금융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주된 성장 영역이 엇갈리는 등 그룹 전반의 성장 전략이 다소 비효율적이라는 의무심을 키웠다”며 “하지만 고객 및 전략의 통합은 현재보다 효율적으로 성장설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시장의 전망에 부응하듯 하나금융의 주가는 합의 당일 2.95%, 다음날 3.87%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15일 7.62% 급락하며 좋은 흐름이 깨졌다. 그 원인은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 소식이었다.

올 2분기 대우조선해양은 2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워크아웃 내지는 자율협약에 들어갈 경우 은행들의 추가 충당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것. 특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조1760억원으로, 국민은행(9570억원)·우리은행(6600억원)·신한은행(4270억원) 등 다른 시중은행보다 많다. 즉 부담해야 하는 충당금이 가장 많다는 뜻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손실 전망 소식 이후 사흘간 하나금융의 주가는 10% 이상 하락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이 워크아웃까지 가기는 쉽지 않아 은행의 충당금 부담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추진은 워크아웃 추진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보수적으로 채권단 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처리를 고민해 자율협약 수준까지는 갈 수 있지만, 워크아웃까지 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최진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추진 여부와 은행권 충당금 부담은 현 단계에서 유동적이지만 만약 자율협약으로 간다면 추가 충당금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은행주 추가 하락 시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