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억 로또 당첨자 "내 아내가 로또였다"

by온라인편집부 기자
2012.11.01 09:48:37

[온라인편집부] “오랫동안 묵묵히 내 곁을 지켜준 아내를 위해 남은 인생을 살 것입니다.”

로또 517회 추첨(2012년 10월 27일)에서 1등에 당첨돼, 당첨금 26억5905만7725원을 받은 행운의 주인공인 이기석씨는 “아내가 없었다면, 오늘의 로또 1등 당첨도 없었을 것”이라며 이 모든 게 아내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29일 오후 자신에게 로또 1등 번호를 추천해 준 로또복권 전문업체 사무실에서 당첨 축하 인터뷰를 가졌다.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본점을 방문해 1등 당첨금을 수령한 직후였다.

세금을 제외하고 그가 받은 당첨금은 18억1456만9015원. 그런데 이 씨는 이 금액을 한 통장에 다 넣지 않고 각각 10억원과 나머지 금액 8억1400만원이 들어있는 두 개의 통장으로 나눠서 입금해 가져왔다.

이 씨는 “첫 번째 통장은 저를 위해, 다른 하나의 통장은 아내를 위한 특별한 선물입니다. 농협 여직원도 아내에게 선물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야 세금도 적게 낸다고 조언해줘서 그렇게 하려고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토요일 저녁 로또복권 전문업체로부터 당첨확인 전화를 받았는데, 이 씨보다도 기뻐했던 사람이 바로 아내였다. 아내는 남편의 통화 내용을 옆에서 듣고, 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너무나 좋아했다. 그리고 아내는 너무나 흥분되고 기쁜 나머지 토요일 저녁부터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고.

그도 그럴 것이 이 씨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아내의 헌신적인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어느 날 이 씨는 갑작스런 교통사고를 당했다. 전치 10개월. 병원에서도 시간이 지나도 완치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생활과 재활치료에만 수 년이 넘게 걸렸다.

사고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중견기업의 산업 기술자로 꽤 높은 연봉으로 다녔던 직장도 잃었고, 이 씨의 아내도 하던 일을 그만두고 남편의 치료와 간병을 위해 전념해야 했다.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당시의 사고 기억이 꿈에 자주 나타나, 신경안정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최근에 더욱 심해져 자주 악몽에 시달렸다.

재활기간 동안 몸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아내는 목욕부터 배변, 먹는 것까지 모든 걸 이 씨 옆에서 챙겨야 했다.

이 씨는 “못난 남편 때문에 고생하는 아내에게 고마우면서도 늘 미안했었는데, 이렇게 로또 1등에 당첨되니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제는 가장으로서 어깨 펴고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다.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었다는 이 씨는 “여보 당첨금 찾았어. 가서 통장 보여줄게. 사랑해. 내 인생의 로또는 바로 당신이야!”라며 목이 메이는 목소리로 아내에게 사랑을 전했다.

이 씨의 사연을 본 네티즌들은 “아내의 정성에 하늘이 감동의 선물을 내리셨나 봅니다”, “축하합니다. 교통사고 후유증 정말 힘든데 잘 이겨내시고 좋은 일이 일어나네요”, “고생 끝에 낙이 오네요. 정말 현명하고 예쁘신 아내 분을 만나셨나 봅니다”, “사연을 읽으면서 저도 눈물이 나네요.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1등이 돌아가 저도 기쁩니다” 등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