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車 100만대 시대.. `전기·디젤차 넘어선다`

by이진철 기자
2012.09.09 14:30:07

올들어 7월까지 84만대.. 연간 100만대 판매 달성할 듯
대중화 '터닝 포인트'.. "하이브리드차 빠른 성장 대응해야"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전 세계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올해 100만대 판매 돌파로 본격적인 대중화의 전기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올들어 7월까지 일본과 북미 호조에 힘입어 84만대 규모로 성장했다. 일본이 53만3000대로 161%, 북미가 23만2000대로 61% 각각 증가하며 전체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전년대비 109% 성장했다.

하반기 보조금이 종료되는 일본시장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지만 신차 효과와 미국판매 호조로 사상 처음 100만대 판매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2002년 6만대 규모였으나 2009년부터 급속히 성장하며 10년만에 17배로 성장했다.

자동차산업연구소는 “하이브리드차는 프리우스 출시 16년 만에 연 100만대 판매, 누적 판매 500만대를 기록하며 올해 규모 ‘확산의 변곡점’(터닝포인트)를 맞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이브리드카 판매 초기에는 프리우스 1개 차종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58개 모델로 늘어났으며, 차급도 준중형 중심에서 소형, 고급 브랜드, 소형 상용 등으로 다양해 졌다.

가격과 유지비 하락으로 소비자가 느끼는 심리적 장벽도 낮아졌다. 도요타 아쿠아 등 저가 소형 하이브리드차 모델은 내연기관차와의 가격차가 더욱 줄어들고 기존 모델과 비교해서도 총보유비용(TCO)이 10~19% 저렴해졌다.



미국시장에서 프리우스는 동급 혼다 시빅(가솔린)보다 판매 가격이 1.52배 높았지만, 신차 아쿠아의 가격은 동급 쉐보레 소닉 대비 1.36배로 가격차가 축소됐다. 반면 아쿠아의 연비는 소닉보다 2.03배 앞서 효율성은 높아졌다.

전세계 하이브리드차 모델 (자료: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특히 하이브리드차에 비해 경쟁 우위를 예상했던 전기차는 높은가격, 짧은 주행거리,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시장은 정체돼 있으며, 디젤차도 배출가스 규제 강화와 에너지 세제 변화로 인해 보유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도요타가 선도해 온 하이브리드 기술도 평준화가 이뤄졌다. 현대차(005380)는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독자 개발해 1개의 모터를 사용, 크기와 중량을 줄여 연비는 향상시켰다. 닛산은 ‘듀얼 클러치 컨트롤’를 개발하고 7단 변속기를 적용, 고급차의 주행감을 제공하면서 연비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포드는 최근 3년간 하이브리드 관련 특허를 461개 확보했고, 올 하반기 C-MAX 하이브리드를 출시해 프리우스 V와 경쟁할 계획이다. BMW는 동력 성능과 연비가 향상된 엑티브 하이브리드 5를 미국에서 출시했고, 폭스바겐은 제로백(0~100km/h) 9초의 차별화된 동력성능을 보유한 제타 하이브리드를 11월 북미에 출시할 예정이다.

강동완 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성장에 대응해 국내 완성차업체는 생산규모 확대, 하이브리드차 전용 생산라인 구축, 핵심 부품의 공유확대, 공급처 통일 등 규모의 경제 효과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