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라스베이거스 새 명물로 주목받는 ‘루프’

by이선우 기자
2022.09.10 14:53:27

일론 머스크가 개발한 지하 교통 시스템
테슬라 전기자동차 지하 12m 터널 운행
도심 대형 리조트 연결하는 새 노선 개통
라스베이거스 전역 55개 루프역으로 연결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의 도심 지하 대중교통망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에 도입한 지하 교통 시스템 루프를 대형 호텔과 리조트 등 상업시설이 밀집한 라스베이거스 스트립(Strip)으로 확장하면서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가 도입한 지하 교통 시스템 ‘루프(Loop)’ / (사잔=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
라스베이거스는 지난 7월 컨벤션센터 내 웨스트역과 리조트 월드 라스베이거스역을 잇는 길이 2㎞의 루프 노선을 개통했다. 센터 내 3개 역(웨스트·센트럴·사우스역)만 운행하던 루프의 첫 도심 연결 노선이다. 리조트 월드 라스베이거스 노선 개통으로 정차 역은 4개, 운행거리는 종전 2.7㎞에서 4.7㎞로 연장됐다.

루프(Loop)는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2016년 설립한 보링컴퍼니(Boring Company)가 개발한 친환경 지하 교통 시스템이다. 지상으로부터 12m 아래 지하에 차량 운행을 위한 단방향 터널을 뚫고 전기자동차를 이용해 승객을 실어 나르는 방식이다. 미국 내에선 라스베이거스 외에 플로리다와 텍사스 샌안토니오 등이 루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트홀 증축으로 규모가 81만㎡로 커진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는 5250만 달러를 들여 루프 시스템을 도입했다. 센터 웨스트홀부터 사우스홀까지 2.7㎞를 2분 만에 주파하는 루프는 올 1월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 기간 중 일평균 1만7000여 명의 승객을 실어 날랐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와 도심을 잇는 컨벤션센터 웨스트역과 리조트 월드 라스베이거스역 루프 노선을 운행하는 테슬라 전기자동차는 시간당 최대 2000명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사진=리조트 월드 라스베이거스)
이번에 도심과 연결돼 개통한 리조트 월드 라스베이거스 노선은 시간당 최대 2000명을 실어나를 수 있다. 컨벤션센터와 리조트는 이 노선의 차량운행을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각종 이벤트와 전시컨벤션 행사 일정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차량은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모델이 투입된다. 가격은 편도 1.5달러, 왕복 2.5달러 수준이다.



루프는 라스베이거스와 같은 상업시설이 밀집한 도심의 교통체증을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용 터널을 이용해 신속한 이동이 가능해 접근성과 이동 편의성을 높이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도로 확장을 위해 추가로 땅을 매입할 필요도 없다.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는 모노레일에 이어 지하로 도심을 잇는 루프까지 연결되면서 접근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스트립 외곽에 있는 컨벤션센터는 도심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MGM 그랜드, 사하라, 시저스 팰리스 등 6개 호텔을 연결하는 길이 6.3㎞의 모노레일을 2004년부터 운행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가 속한 네바다주 클락 카운티도 지하 대중교통망 구축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클락 카운티는 최근 라스베이거스 도시 전역으로 루프를 확대하려는 보링컴퍼니의 계획을 승인했다. 보링컴퍼니는 클락 카운티에 라스베이거스 남쪽 알리전트 스타디움과 북쪽 스트립 그리고 해리 리드 공항(옛 매캐런 공항)까지 모두 55개 역을 신설해 총 길이 50㎞의 지하 대중교통망을 구축하는 계획을 제안했다.

스티브 힐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 사장은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루프는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기능뿐 아니라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루프가 라스베이거스 관광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