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 차별·혐오·증오 선동"…보신각 앞에 모인 페미니스트들

by이소현 기자
2022.02.12 17:56:37

12일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집회
"페미니즘 공격으로 기득권 유지" 비판
대선 후보에 요구하는 메시지 퍼포먼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여성단체가 2022 대통령 선거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가 난무하고 있다며, 성 평등 사회로 나가기 위한 페미니즘 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 7곳이 참여한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를 열고 “2022 대선은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가 난무하고 있다”며 “페미니즘에 투표하자”고 밝혔다.

이날 페미니즘 정치를 요구하는 집회 현장에는 300명가량이 모였으며, 집회 후에 참가자들은 서대문역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 제목의 대형 피켓에 메시지 적어 들어 보이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각각 ‘성차별을 없애라’, ‘여성도 시민이자 유권자다’, ‘여성문제를 똑바로 보고 정책을 마련하라’, ‘억압과 차별 없는 평등사회로 페미니즘 정치 실현’ 등의 대선 후보에 전하는 메시지를 직접 적었다.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은 “대선후보들이 과연 여성의 현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지, 성 평등 국가 비전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대선정국에서 후보들은 반페미니즘 남초(남성비율이 높은) 커뮤니티와 소통하고, SNS에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하고, 성폭력 피해자를 외면하고 성폭력 무고죄를 강화하겠다 등 표를 얻겠다며 성차별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에 대한 적극적인 공격을 통해 기득권을 유지하며 이를 모든 갈등 봉합의 해결책으로 사용한다”며 “오히려 정치가 적극적으로 혐오를 생산, 유통하는 주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여전히 여성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성 평등이 실현되는 정의로운 민주주의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은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등 7곳 여성단체가 연대했으며, 대선 기간에 페미니스트 주권자의 존재를 드러내고, 페미니즘 정치를 요구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날 여성단체의 집회장소 바로 옆에서는 남성단체 ‘신남성연대’가 맞불 성격으로 정치적 페미니즘 규탄하는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이대남=안티페미니스트’라는 편견에 청년 남성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청년 남성이 참여한 모임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우리는 이대남이 아니란 말입니까’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과 폭력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청년 남성을 대표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과대 대표된 일부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마치 대다수 의견인 듯 받아들이고, 성별로 갈라치기 하는 방식의 못된 문화와 이를 부추기는 정치권 및 언론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현장에는 총 11명의 남성이 나와 ‘여성혐오를 멈춰라’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온라인에서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닷새간 연대서명운동을 시작해 375명의 참여를 끌어냈다.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소속 활동가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우리는 이대남이 아니란 말입니까’기자회견에서 ‘여성혐오를 멈춰라’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