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는 괜찮다” 패션업계, 실적 개선 기대감

by윤정훈 기자
2020.11.04 08:29:44

패션업계, 온라인 채널 강화 통해 생존 모색
4분기 추운 날씨+반발 매출 기대로 실적 회복 전망

LF몰(좌측)과 SSF숍(사진=각 사)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4분기는 올해 4개 분기 중에 제일 괜찮을 것 같다.”

한준석 한국패션산업협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패션업계 실적전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오다노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한 회장은 “올해 8~9월은 2.5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에 장마까지 겹쳐 업계가 아주 힘들었다”며 “10월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내려간 이후에 데이터가 나쁘지 않다”고 했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상황을 보낸 패션업계가 3분기 이후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온라인 채널을 강화해 체질 개선에 나서는 중이다.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은 10% 후반대의 온라인 매출 비중을 내년까지 30%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고, 자체 온라인몰인 SSF숍을 키우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컨템포러리 멀티숍 비이커(Beaker)는 지난 9월 온라인 전용 브랜드 ‘비 언더바’(B_)를 출시하기도 했다. 반면 빈폴 스포츠는 철수하기로 했다. 전국 10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은 순차적으로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3분기 3410억원의 매출액과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하락했지만 판매비와 관리비가 감소하며 영업손실은 작년(15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LF(093050)도 LF몰을 중심으로 온라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다른 패션 업체보다 기존에 온라인이 활성화돼 있어서 실적을 방어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구본걸 LF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LF는 극심한 내수 침체 상황에서 온라인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며 “우리는 패션기업을 넘어 IT 회사로 변모하려고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 30% 수준이던 온라인 매출 비중도 현재는 50%에 육박할 만큼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LF는 상반기는 매출액 7942억원과 영업이익 4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다소 부진했다. 하반기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 출시와 자회사 트라이씨클과 코람코자산신탁에 힘입어 선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자회사 코람코자산신탁의 긍정적인 실적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LF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4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부동산 투자회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은 자기자본투자(PI)와 SK네트웍스 주유소 딜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상반기 LF의 실적을 견인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패션 사업이 부진했던 상반기에 LF 전체 영업이익(4660억원)의 83% 수준인 387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났던 휠라홀딩스(081660)도 4분기는 전년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전망이다. 휠라홀딩스는 중국과 미국의 실적 회복세에 힘입어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중국 온라인 매출은 3분기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고, 오프라인도 더불어 살아나고 있다. 미국 사업도 긍정적이다. 골프공과 클럽을 제작하는 타이틀리스트와 골프화·의류를 만드는 풋조이를 보유한 아큐시네트는 골프 사업 호황으로 실적이 살아나고 있다.

휠라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1.1% 감소한 1조4149억원, 영업이익은 55.0% 감소한 1174억원을 기록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브랜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며 “올겨울은 추운 날씨가 예상되고, 반발 매출이 기대돼 4분기는 실적이 다소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