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행스님 “정부·의료진·국민 덕분에 법요식 열어 감사”

by문승관 기자
2020.05.30 11:44:30

한 달 늦은 부처님오신날 법요식…행사 최소화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코로나 19’ 사태로 한 달간 연기했던 불기 2564(2020)년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이 30일 전국 사찰에서 일제히 봉행했다. 대한불교조계종 등 불교계는 서울 조계사 등 전국 사찰 2만여곳에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원행스님은 봉축사에서 “코로나 19 위기 속에 봉축법요식이 원만히 봉행하는 것은 정부와 헌신적인 의료진, 불편을 기꺼이 감수한 국민 덕분”이라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은 온 대한민국이 함께 만들어 낸 것으로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백만 명의 원력보살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제각각 자기 색깔과 향기로 부처님 법을 꽃피우는 화엄불국토를 만들어 가자”며 “국민 여러분과 불자님들께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늘 충만하기를 기원한다”고 바랐다.

이날 행사는 부처님오신날 기념과 더불어 지난 한 달간 전국 사찰에서 진행한 ‘코로나 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를 회향(回向)하는 자리다. 기도로 쌓은 공덕을 중생에게 돌린다는 의미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 및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입재식에서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계사 기념식에는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과 총무원장 원행스님, 김거성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 등 불교계, 정관계 인사가 참석했다.



코로나19 대응에 힘써 온 동국대 경주병원 의료진, 쌍용자동차 김득중 노조지부장,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박한희 씨, 고(故) 문중원 기수 유가족 문근옥, 오은주 씨 등도 참석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예년 1만5000여명이 참석했지만 올해에는 350여명만 참석했다. 일감스님 사회로 진행한 법요식은 법회 자리를 깨끗이 하는 도량결계(道場結界), 여섯 가지 공양물을 부처님에게 올리는 육법공양(六法供養),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치기 위해 북과 종을 울리는 명고(鳴鼓)와 명종(鳴鐘) 순으로 이어졌다.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이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승가에 귀의를 서약하는 삼귀의례(三歸依禮), 지혜의 실천을 강조한 대표 불교 경전인 반야심경 봉독, 번뇌와 탐욕을 씻겨내는 의식인 관불(灌佛) 등으로 예를 갖췄다.

총무원장 원행스님 봉축사와 문재인 대통령의 봉축메시지, 종정예하 법어, 남북공동발원문 등도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큰 원력과 공덕으로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온 전국 사찰의 스님들과 불자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불교는 ‘선행의 근본은 자비심이며 자비심이 곧 부처다’라는 가르침을 실천해왔다”며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국난에 맞서 일어섰고,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나누어 짊어졌다”고 말했다.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불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있다.(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