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망론'에 베팅하는 투자자들
by김대웅 기자
2014.10.26 15:00:00
차기 대선 여론조사 1위 소식에 관련 테마주 형성
한창 에너지솔루션 휘닉스소재 등 동반 ''급등''
대체로 인맥 관련주.."실체없는 테마 투자 주의"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주식시장에 때아닌 ‘반기문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차기 유망한 대권주자로 떠오르자 투자자들이 관련주 찾기에 혈안이 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실체 없는 테마주 투자에 주의할 것을 경고하고 있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한 주 간 반기문 테마주로 부상한 종목들은 무더기 급등세를 이어갔다. 한창(005110)이 3일 연속 상한가에 오른 것을 비롯해 에너지솔루션(067630), 휘닉스소재(050090), 씨씨에스(066790) 등이 관련주로 주목받으며 동반 급등 랠리를 펼쳤다.
| 반기문 테마주 한주(20~24일) 간 주가 상승률(자료: 마켓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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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가 불을 지폈다. 한길리서치가 지난 17~18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반 총장은 차기 대선 여론 조사에서 39.7%의 지지율을 얻어 박원순 서울시장(13.5%), 문재인 의원(9.3%), 김무성 대표(4.9%) 등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반 총장은 UN 사무총장 임기가 2016년 12월로 종료되기 때문에 19대 대선에서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다. 아직 대선이 3년이나 남았지만 과거 대선 관련 테마주가 폭등했던 기억 속에 투자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종목들은 대체로 반 총장의 인맥과 연관돼 관련주로 분류되고 있다. 회사 대표이사 등이 학연, 지연 등의 인연이 있다는 점을 들어 수혜주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수혜 여부는 검증된 바 없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갈수록 대선 테마의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차기 대선이 3년이나 남은 현 시점에 때아닌 정치인 관련주 열풍이 불고 있다”며 “기업의 본질 가치가 아닌 해당 정치인 지지율과 연동해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기문 테마주가 뜨자 최근 급등했던 김무성 테마주는 오히려 주춤해진 형국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디지틀조선(033130), 엔케이(085310) 등 일부 종목들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관련주로 분류되며 연일 급등했다.
그러나 반 총장의 부상에 따라 열기가 급격히 식은 모습이다. 김무성 테마주로 꼽히며 연초에 비해 주가가 4배가량 폭등하기도 했던 디지틀조선은 이달 들어 두 차례나 하한가로 주저앉는 등 기세가 한풀 꺾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