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만이네요 두 '애랑'의 만남

by김용운 기자
2012.12.14 10:38:50

한국 최초 창작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재공연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의 김선영과 초연 당시 주인공이었던 패티김(사진=CJ E&M)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원래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다. 미국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 섰지만 주인공은 하지 못했다. 그런데 한국에서 창작뮤지컬을 한다니 고민할 것도 없었다.” 최근 서울 성북동 삼청각에서 열린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패티김은 46년 전 초연의 감격이 다시 생각나는 듯 들뜬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살짜기 옵서예’는 고전소설 ‘배비장전’을 소재로 예그린악단에서 제작해 1966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자리에 있던 시민회관에서 나흘간 7회 공연으로 1만 6000명의 관객을 모으며 한국 창작뮤지컬의 효시가 된 작품. 당시 패티김이 주인공인 기생 애랑 역을 맡았고 주제곡 ‘살짜기 옵서예’는 한 시대를 풍미한 히트곡이 됐다.

내년 2월 19일부터 3월 31일까지 ‘살짜기 옵서예’가 17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은 CJ E&M과 예술의전당이 내년 2월 재개관되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내 CJ토월극장의 첫 작품으로 ‘살짜기 옵서예’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원작의 분위기는 최대한 살리되 배경이 되는 제주의 풍광을 3D 맵핑과 홀로그램 등 최신 영상기술을 활용해 구현한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등을 연출한 구스타포 자작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을 연출한 김민정이 공동연출을 맡았고 원작곡가 최창권의 아들인 작곡가 최귀섭이 음악감수를 했다. 패티김은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뮤지컬 배우 김선영이 애랑 역에 캐스팅 됐고 배비장 역에는 최재웅과 홍광호가 낙점됐다.

패티김은 “애랑은 도도하고 자존심이 세면서도 요염한 캐릭터였다”며 “난 도도한 연기는 했지만 요염한 연기는 못했는데 김선영은 이 부분도 잘 할 것 같다”고 김선영을 격려했다. 이에 김선영은 “선망의 대상이던 패티김 선생과 같은 역할로 출연하게 돼 영광이다”며 “나만의 애랑을 창조해 보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