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규제 당국 압박에 알리바바 주가, 6월 이후 최저

by최정희 기자
2020.12.29 07:57:53

자사주 매입 60억→100억달러로 확대했으나 주가 하락 못 막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알리바바가 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표했으나 주가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홍콩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 달부터 시작된 알리바바를 타깃으로 한 중국 당국의 규제 때문이다.

알리바바 항저우 본사 전경. (사진= 신정은 기자)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는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1160억달러가 공중에 날아갔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 역시 10월 27일까지만 해도 317.14달러(종가)를 기록했으나 28일(현재시간) 222.36달러로 29.9%나 급락했다.

알리바바는 27일 2022년말까지 60억달러를 매입하겠다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10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음에도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중국 규제당국이 24일 알리바바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위해 앤트그룹 계열사를 소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하락 추세가 더욱 심해졌다. 알리바바는 앤트그룹의 대주주로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까지 규제당국이 알리바바 등에 얼마의 벌금을 부과할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투자자들이 더 관심을 두는 것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앤트그룹의 대출, 소비자 금융 운영에 제동을 건 부분이다. 사실상 지급 결제 업무를 제외한 대출, 투자상품 판매 등에 제동을 건 것이다.

중국 당국이 겉으로 내세우고 있는 부분은 반독점 조사이지만 잭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규제 당국이 혁신 시스템을 억제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후 나타난 움직임이라 규제 방향이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3일 마윈이 세운 알리바바의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 상장을 무기한 연기시켰다. 앤트그룹은 당초 지난달 5일 중국 상하이와 홍콩에 동시 상장해 370억달러를 공모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중단됐다.

노무라증권은 “알리바바 주가가 규제적인 오버행(주식 시장에서 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인 물량) 이슈로 인해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