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배웁니다"…19살에 일군 금형전문가의 꿈
by박태진 기자
2017.04.03 06:30:00
[취업명가 폴리텍대에서 배우자]③
P-TECH로 고숙련 인력 양성…올해 첫 삽
도제 교육 2년 후 폴리텍서 2년 ‘주경야독’
일학습병행 일환..병역 특례 등 다양한 혜택
| △지난달 24일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기계시스템과 학생들이 박주열 교수(오른쪽 두번째) 지도 아래 P-TECH 과정 중 하나인 머시닝센터(컴퓨터 설계 대로 금형작업이 이뤄지는 기계)를 활용한 실습 수업을 받고 있다.(사진=한국폴리텍대학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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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 주말 인천시 부평구 구산동에 있는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강의실. 금형디자인(정밀금형)학과 1학년 학생 30여명은 빵과 우유로 간단히 허기를 달랜 후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인 캐드(CAD)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날 수업에 참가한 유덕환(19)군은 동문들과 활발한 대화를 나누며 금형가공 분야 전문가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유군은 “도제학교 운영을 통해 지난해부터 현장실습을 나갔던 경험이 지금 회사의 업무와 학습을 병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 “경험을 쌓은 후 향후에는 국가기술자격인 사출금형 산업기사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고교생 대상으로 현장실습교육을 진행하는 도제학교에서 배출된 청년들이 대학에서도 일학습병행을 지속할 수 있는 기술융합형 고숙련일학습병행제(P-TECH)를 올해 처음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P-TECH는 도제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폴리텍에서 2학년까지 제공하는 최신 기술 중심 훈련 과정이다. 올해 전국 폴리텍 6개 캠퍼스(8개 학과)에서 도제학교 졸업생 461명 중 154명(33.4%)을 대상으로 실시 중이다.
학생들은 고교 2학년 때 현장 이론수업, 3학년 때 실습을 마치고 폴리텍에서는 업무 숙련의 과정을 거친다. 이들은 주중에는 회사일과 함께 OJT(직속 상사가 작업현장에서 작업을 통해 개별지도 및 교육하는 것)를 받고, 주중과 주말에 하루씩은 인근 폴리텍에서 Off-JT(직장 밖에서 실시하는 교육방식) 훈련을 받으며 일과 학습을 병행한다.
폴리텍에서의 수업은 금요일 오후 7~10시, 토요일에는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진행한다. 그야말로 ‘주경야독’이다.
학생들은 방학기간 계절 학기를 사용하는 탄력학기제를 통해 1년 6개월 후 졸업할 수 있다. 졸업하려면 108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인천기계공고를 졸업한 유군도 고교 2학년 때부터 도제 교육을 통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이치에스티)에서 이론과 실습을 마치고 현재는 금형가공 쪽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P-TECH 과정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혜택이 주어진다.
정상준 금형공학과 교수는 “P-TECH에 참여하는 학생은 우선 경력을 보장받을 수 있고 병역 이행 혜택을 받는다. 폴리텍에서 교육을 이수하기 때문에 학위는 물론 정부로부터 장학금 혜택도 받고 향후 관련 업계 취업(이직 포함)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군과 같은 학과 동문인 김재혁(19)군은 현재 피케이에프씨라는 회사에서 금형 검사 및 조립을 담당하고 있다. 김군은 “도제학교를 통해 직무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고 경력도 인정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다양한 혜택을 잘 살려서 금형 분야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캠퍼스에는 사출·프레스금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금형디자인학과 외에 기계시스템학과도 있다. 기계시스템과 학생들은 기계 부품을 모델링하고 제품을 가공하는 전공 수업을 듣는다.
폴리텍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바탕을 둔 8단계(레벨)에 맞춰 교육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P-TECH 과정을 마친 후 직장에 전념하거나 3학년으로 진학할 수도 있고 석·박사 과정을 밟을 수도 있다.
박주열 기계시스템과 교수는 “P-TECH는 일학습병행제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기업 CEO들이 인력을 양성할 의지가 있는 지가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이 과정이 산업체와 폴리텍에 정착할 수 있도록 기술자 양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P-TECH를 오는 2019년까지 폴리텍, 전문대 등 50개교, 2000여명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