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두렵지도 않나"…故백남기 부검영장 강제집행에 성난 누리꾼

by김보영 기자
2016.10.23 12:15:43

"법이란 없었다" "대한민국이 부끄럽다" 포털·SNS에 비난 여론 줄이어
주요 포털사이트. ''백남기'' 실시간 검색어 1위

경찰이 23일 오전 고(故) 백남기씨 시신 부검영장 강제집행을 위해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유족과 투쟁본부 측이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인간 스크럼을 짜고 경찰의 강제집행을 막고 있다. (사진=이승현 기자)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하늘이 두렵지도 않습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정부와 경찰에게 법이란 없습니다”

경찰이 23일 오전 고(故) 백남기씨 부검영장 강제집행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는 경찰을 성토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는 ‘백남기’가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네이버 아이디가 garn****인 한 누리꾼은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며 “경찰이 과연 자신들이 유족이었다고 해도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라고 비판했다. 네이버 아이디 kjm0****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는 격”이라며 “국가가 어떻게 개인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도 경찰의 강제집행 방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정윤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가족들의 동의를 얻어야 집행할 수 있는 조건부 영장이라면서요”라며 “유족 협의 없이 강제로 집행하려 하는데도 영장이 유효성이 있나, 유족 동의란 조건이 성립되지 않으니 취소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정인종씨 역시 페이스북에 “고인에게 물대포를 쏜 주체가 경찰인데 경찰이 부검을 하면 국민들이 그 결과를 믿을 것이라 생각하나”고 지적했다.

트위터에서도 “대한민국 국민이란 게 참 부끄럽다(@kom7ndp)” “민주주의란 말이 참 무색하고 답답하다(@ppporro)” “우리 자식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주기가 두렵다(@kjhnds12)” 등과 같은 반응이 줄을 이었다.

앞서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백씨 시신의 부검영장을 강제집행하기로 하고 이 사실을 유족과 투쟁본부 측에 알렸다. 홍완선 종로서장은 이날 오전 10시 집행 예정 시간에 맞춰 장례식장에 도착했다가 유족과 투쟁본부 측의 강한 반발에 한 차례 물러난 뒤 30분 후 다시 현장에 왔다.

유족과 투쟁본부 측은 경찰의 강제집행을 물리적으로 막기 위해 장례식장으로 통하는 입구에 인간 스크럼을 짠 상태다. 박주민·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의원 등 일부 정치인들도 유족과 투쟁본부와 함께 현장에서 부검 강제 집행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