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14.11.01 11:00:0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조선사 1, 2위였던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010140)의 대규모 적자 원인으로 지목됐던 해양플랜트는 국내 조선업의 미래라는 평가가 나왔다. 학습비용을 비싸게 치렀지만 경쟁력이 건재한 만큼 합리적 경쟁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간다면 해양플랜트부문 또한 LNG선과 시추선(Drillship)처럼 국내 조선업체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기업평가는 1일 ‘2014년 조선산업 핫 키워드(Hot Keyword) : 해양플랜트와 헤비테일’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해양플랜트는 2011년 이후 고유가로 심해 유전개발 수요가 늘며 활성화했다. 그동안 해운업황 부진과 함께 침체기에 접어든 조선업체로선 ‘구원투수’였던 셈이다.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3625억원을 기록했고 현대중공업 역시 영업적자 2분기 1조1037억원, 3분기 1조9346억원을 냈다. 문제는 해양플랜트 관련 충당금이었다.
한기평은 해양플랜트의 채산성 저하 요인을 상선 부진을 만회하고 신규 프로젝트에서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대형 3사 간 경쟁이 심해지는 등 시장 경쟁구조 변화에서 찾았다.
게다가 주요 고객사에서 EPCI(설계·구매·시공·시운전) 방식을 선호한 점 또한 조선사 발목을 잡았다는 게 한기평 설명이다. 신규 건조설비 관련 예기치 못한 설계변경, 공정지연 등 위험이 협력관계에 있던 엔지니어링 업체에서 조선사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다만 한기평은 충당금을 충분히 설정치 못한 일부 프로젝트, 예상치 못한 공기지연 등으로 추가적으로 손실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해양플랜트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김봉균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유가 하락 기조가 끝나고 주요 고객사의 투자 여력이 축소돼 해양부문 발주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면서도 “시추설비 투자가 일단락된 뒤 부유식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대형 3 조선사가 과점적 시장지배력으로 초과 수익력을 냈지만 수주와 건조역량이 근본적으로 훼손되지 않았다”며 “해양플랜트에서의 학습비용은 일종의 진입장벽으로 국내 조선사가 다양한 EPCI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노하우를 쌓을 경우 해양플랜트는 국내 조선업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