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3.10.09 12:11:11
고객예탁금, 27개월만에 15조원대 추락..CMA도 1.4조 유출
"동양사태로 유출된 자금, 증권업계 떠나 은행 등으로 이동"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동양그룹 사태에 증시자금이 쪼그라들고 있다. 동양증권 한 곳의 위기를 넘어 증권업계 전반적인 자금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고객 예탁금은 15조9627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객 예탁금이 15조원 대로 하락한 것은 지난 2011년 7월 이후 27개월 만에 처음이다.
동양그룹 사태로 인한 인출 러시가 예탁금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 초만 해도 동양증권은 예탁금 약 5조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동양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예탁금은 2조원대. 동양증권에서만 약 3조원이 유출된 셈이다. 게다가 안전한 여타 증권사에 돈을 맡긴 투자자들에게도 불안감이 생기며 인출을 하는 투자자가 줄을 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MA(종합자산관리계좌)에서도 유출은 일어났다. 지난 7일 기준 전체 CMA 잔고는 41조9296억원으로 집계됐다. 동양그룹 사태 직전인 지난달 17일 CMA잔고는 43조3048억원에 이르렀지만 현재 약 1조4000만원이 줄어든 상황이다. 동양증권은 CMA 출시 직후부터 부동의 1위를 달렸던 만큼, CMA 전반적인 불안감이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동양증권의 CMA는 8월말 약 4조원을 웃돌았만 현재 1조원에 겨우 턱걸이 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주가연계증권(ELS)에서도 자금 회수 분위기가 두드러진다.
이날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ELS 중도상환액이 691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5% 증가했다. 특히 7월과 8월 중도상환액은 각각 1463억원, 1558억원이었지만 9월에는 2292억원으로 1.47배 증가했다. 동양그룹의 ELS 중도상환금액이 7월 74억원, 8월 96억원에서 9월 844억원으로 급증하며 이탈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영업정지 위험 등으로 불안하게 있을 바에 원금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찾겠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서 증권업계의 부도덕한 기업어음(CP)발행, 오너의 도덕적 해이 등 총체적 문제를 드러낸 만큼, 증권업계 전반적인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이번 동양그룹 사태로 유출된 자금들은 증권업계 자체를 떠나 은행 등 조금 더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투자처로 완전히 투자처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