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든 해외펀드 환율영향 얼마나 받을까?

by김유정 기자
2007.11.01 09:15:55

역외펀드 대부분 환헤지..비헤지도 선택가능
"환헤지 여부와 리스크, 수익 영향 알고 투자해야"

[이데일리 김유정기자]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며 지난달 31일 한때 890원선에 진입했다. 10년 2개월만에 900원대가 붕괴된 것이다.

해외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걱정이다. 해외 주식시장 상승도 상승이지만 환율 변동에 따른 해외펀드 수익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 국내에 설정된 해외펀드들의 수익은 안전할까?

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역내펀드(On-Shore Fund) 중  대부분은 환헤지를 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고 원화로 투자하는 이들 펀드들은 펀드 자체적으로 환헤지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투자자들이 환헤지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반면 해외투자운용회사가 해외에서 운용하는 펀드인 역외펀드(Off-Shore Fund)는 개별 투자자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경우가 많다. 1년 단위로 투자자들이 선물환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절차를 거친다. 운용사들이 같은 상품에서 환헤지를 하는 클래스와 환노출형 클래스를 나눠 출시하는 경우가 있어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다.
 
삼성투신운용의 일본펀드의 경우 대표적으로 환헤지형과 비헤지형 두 가지를 내놓고 있다. `삼성당신을위한N재팬` 펀드의 `주식종류형 자 1-C`는 환헤지를 하고, `주식종류형 2-A`는 환헤지를 하지 않는다. 엔화가 오르면서 비헤지형의 6개월 수익률(-2.89%)이 헤지형(-3.63%)보다 나은 편이다.
 
삼성투신처럼 헤지형과 비헤지형을 모두 만들더라도 판매사에서 환헤지 상품을 권유하는 경우도 많다.

신한BNP파리바운용의 경우 역외펀드에서 비헤지형 상품을 내놓기도 하지만 주요 판매처인 신한은행에서 고객들에게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까지 주는 것을 원치 않아 헤지형 상품만 판매하고 있어 실제로 비헤지형은 거의 판매되지 않고 있다.



펀드에서 환헤지란 가입 시점의 환율을 약속받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펀드 투자시 환율은 1000원, 1년 환매시점의 환율은 900원, 펀드수익률은 20%였다면 펀드 전체 수익률은 10%밖에 되지 않는다. 펀드수익 20%를 환율손실 10%가 까먹기 때문이다. 반대로 환매시점에서 환율이 1100원으로 10% 상승했다면 10%라는 보너스 수익이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것이 `나쁘다` 혹은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투자자가 환율 움직임을 전망하고, 환헤지를 하지 않는데 따른 추가 수익을 얻고 싶다면 비헤지형을 선택하면 되고, 혹은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감내하기 싫다면 환헤지형을 선택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채권과 달리 주식형 펀드의 경우 글로벌 스탠다드는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환율 변동성에 민감하고, 이에 따른 리스크까지 안고 싶어하지 않는 성향이 강해 주식형펀드까지도 일반적으로 환헤지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조동혁 한국투신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역외펀드 가입시 약관이나 상품설명서에 명시된 환헤지 여부를 살펴보고, 해당 상품의 펀드매니저의 환율 전망이나 자신의 전망이 일치하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달러/원 추가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환헤지를 하지 않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조 본부장은 "환율 전망까지 따질만한 전문적인 견해가 없다면 환헤지를 하는 상품을 택해 리스크를 줄이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 `한국 월드와이드 아세안우량기업 종류형주식투자신탁` 투자설명서에서 환헤지를 하지 않는데 따른 위험을 명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