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스 고농도 '하이리모즈' 美승인...7월 휴미라 시밀러 대전 펼칠 주인공 어디?

by김진호 기자
2023.03.28 08:29:33

200억대 매출 올리는 자가면역질환계 최대 품목 '휴미라'
휴미라 매출의 87% 차지...미국 시장 진출은 최대 이슈
산도스, 업계 두 번째로 고농도 휴미라 시밀러 美서 승인
'삼성바이오에피스 vs. 산도스' 7월 본격 시장 격돌 예고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최근 프랑스 산도스가 개발한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이리모즈’가 미국에서 품목허가됐다. 최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미국에서 저농도 및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모두 승인받은 기업은 산도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2곳뿐이다. 전체 휴미라 처방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고농도 제품 보유 여부는 시장 선점을 위한 첫째 조건으로 꼽힌다. 양사가 오는 7월 저농도와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서 출시할 것으로 예고하면서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프랑스 산도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사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오는 7월 미국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에 대한 고농도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제공=각 사)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애브비의 휴미라는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 10년 이상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 있는 제품으로 지난해에는 212억3700달러(한화 약 27조5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같은 기간 미국 내 휴미라 매출은 186억1900만 달러였다. 세계 매출의 약 87%가 미국에서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미국 시장 진출 및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산도스는 자체 개발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이리모즈’(Hyrimoz)의 고농도 제품(1㎖당 아달리무맙 100㎎)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종 승인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저농도 하이리모즈(1㎖당 아달리무맙 50㎎)를 승인받은 지 3년 만에 미국에서 이와 관련한 고농도 제품까지 허가받게 된 것이다.

현재까지 하이리모즈와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Hadlima) △베링거잉겔하임의 ‘실테조’(Cyltezo) △화이자의 ‘아브릴라다’(Abrilada) 등 4종의 휴미라바이오시밀러가 저농도 및 고농도 두 가지 제품으로 미국에서 허가된 바 있다. 미국 비아트리스의 ‘훌리오’(Hulio) △미국 코히러스 바이오사이언스의 ‘유심리’(Yusimry) △독일 프레제니우스 카비의 ‘이다시오’(Idacio) △암젠 ‘암제비타’(Amjevita) 등은 저농도 제품으로만 FDA의 승인을 획득한 상태다.

이중 지난 2월 저농도 암제비타(0.8㎖당 아달리무맙 40㎎)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처음으로 시장에 출시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전체 처방량의 85% 이상이 고농도 제품이기 때문에 저농도 암제비타의 선출로 인한 점유율 선점 효과는 비교적 낮을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고농도 휴미라 제품의 첫 출시 시점에 쏠리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산도스 등은 오는 7월 각각 미국에서 저농도 및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함께 출시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프레제니우스 카비와 베링거 인겔하임 등도 같은 시기 저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예정이며, 화이자도 오는 9월 저농도 아브릴라다로 시장 진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2022년 6월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휴미라바이오시밀러의 승인 또는 허가 심사 현황이다. 당시 허가 심사 단계였던 프랑스 사노피와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이리모즈’와 독일 프레제니우스 카비의 저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이다시오’ 등이 올해 3월 27일 기준 미국에서 추가로 품목 허가 됐다.(제공=FDA)




이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 사이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할 핵심 변수로는 ‘구연산염(Citrate) 함유 여부’와 ‘인터체인저블’(교체처방) 등 두 가지가 꼽힌다.

먼저 구연산염을 포함하지 않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투여 시 통증이 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승인된 고농도 하이리모즈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 등은 모두 구연산염이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약국에서 의사의 처방없이도 교체 처방이 가능한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지위를 획득했는지도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현재 베링거인겔하임의 저농도 실테조 제품만이 미국에서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로 승인된 상황이다.

국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이면서 구연산염도 포함되지 않은 제품을 보유한 산도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며 “다만 교체 처방을 위한 고농도 제품이 허가 심사를 받는 등 시장의 흐름이 바뀔 여지는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알보텍의 ‘AVT02’가 저농도와 고농도 인터체인저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해 미국에서 동시에 허가 심사를 신청하는 중이다. AVT02 허가 심사 건은 지난해 9월 생산시설 결함으로 한차례 승인 거절됐다. 알보텍은 지난 2월 해당 제품의 허가신청서를 다시 제출 완료했다.

AVT02이 승인을 획득한다면 구연산염을 포함하지 않은 최초의 고농도 인터체인버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등재된다. 알보텍 측은 지난 8일 “애브비와의 특허분쟁이 모두 종결돼 허가만 된다면, 오는 7월 저농도 및 고농도의 AVT02를 곧바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삼성바이오에피스나 셀트리온 등도 각사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해 인터체인저블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는 유럽에서 승인됐으며, 미국에서는 2020년 11월부터 심사를 받는 중이다.

휴미라 시밀러 개발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의 유통 및 판매는 더 복잡한 역학 관계가 작용한다”며 “미국 내 오리지널 시장의 단 몇%만 확보해도 수천억원대의 매출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에 대한 기대는 계속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리모즈의 미국내 판매는 산도스 모회사인 스위스 노바티스가, 하드리마는 미국 머크(MSD)에서 분사한 오가논이 담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