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규제보다 더 센 악재 온다"…비트코인 4兆 매물폭탄 예고

by이정훈 기자
2021.06.25 08:57:15

25兆 굴리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펀드 투자자 매도 우려
작년 12월·올 1월 유입액만 4兆…6개월 락업 해제시 매물화
JP모건 "6~7월 대규모 주식 매각 가능…비트코인에 악재"
그레이스케일 "대부분 중장기 투자자…7월 이후 부담 더 줄어"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최근 중국 내에서의 채굴 및 거래 강화 등 가상자산시장에서의 규제 이슈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에서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펀드인 그레이스케일(Grayscale)과 관련된 수급 악재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배런스에 따르면 현재 219억달러(원화 약 24조8000억원)에 이르는 순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펀드인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 투자자들이 조만간 주식을 매도함에 따라 비트코인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적격 투자자들이 이 펀드의 주식을 직접 매수함으로써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되는데, 처음 투자하면 6개월 간 보호예수(락업) 기간이 부여돼 주식을 처분할 수 없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고 나면 언제든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처분할 수 있게 된다.

월가를 대표하는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이날 “지난해 하반기와 올 초에 급격하게 늘어났던 비트코인 트러스트 투자를 감안하면 6월과 7월 두 달간 보호예수가 풀린 투자자들이 대규모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하락을 경고했다.

이날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로우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 비트코인 트러스트에 순유입된 자금만 해도 각각 20억달러(약 2조2650억원)와 17억달러(1조9250억원)에 이른다”며 “이는 월별 순유입액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지적했다. 두 달 간 순유입액만 우리 돈으로 4조원이 넘는 상황이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 주가 프리미엄 추이


이에 6개월 락업 기간이 끝나는 6월과 7월에 이 자금 중 일부라도 주식을 매도한다면 비트코인 트러스트의 가격은 물론이고 비트코인 가격에도 하방 압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초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지난 4월엔 역사상 최고치인 6만4800달러까지 올라갔지만, 지금은 그 절반 수준인 3만4000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에서 승인을 받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기관과 개인투자자 자금을 빨아 들이면서 비트코인 가격을 상승시키는 핵심 수급원 역할을 해왔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는 동안엔 이 트러스트의 가치도 함께 올라 높은 가격 프리미엄이 있었고, 이는 신규 투자자들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추락하자 지금은 오히려 20% 정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그레이스케일 측은 이 같은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다. 마이클 소넨샤인 그레이스케일 최고경영자(CEO)는 “일반적으로 말해, 우리 투자자들 대부분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시점에서 굳이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급하게 처분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특히 6~7월 매물 부담만 넘기면 이후엔 오히려 수급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소넨샤인 CEO는 “트러스트 가격이 3월 이후에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면서 신규 투자자를 아예 받지 않았다”면서 7월이 지나고 나면 추가적인 매물 부담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