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지영한 기자
2009.01.08 08:57:49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7일(현지시간) 급락세로 돌변했다. 경기회복 기대감을 등에 업고 연말·연초 견조한 상승 흐름을 보여온 것과 전혀 딴 판이다. 주요 지수들은 3% 안팎씩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들이 매우 부진했던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8일엔 주간 실업수당 신청이, 9일엔 12월 비농업부문 고용 등 고용관련 지표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날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DP)이 발표한 전미고용보고서는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2월 민간부문 고용은 69만명 이상이 감소했다. 월가가 예상했던 49만명 보다 무려 20명이나 많은 규모이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and Christmas)가 집계한 작년 12월 기업들이 발표한 감원규모도 16만명을 상회했고, 전년보다도 4배나 폭증했다.
아트 호간 제프리스증권(Jefferies & Co)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날 고용지표에 대해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나빴다(This is an eye-poppingly bad number)"고 평가한다.
엘리어트 스파 옵션마켓(option market) 스트래티지스트는 "아직도 악재들이 주가에 모두 반영된 것이 아니다"며 "ADP 전미고용보고서는 이같이 주의를 환기시켜주고 있다"고 말한다.
전날 역시 부진한 경기지표들이 출회됐지만, 뉴욕증시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지표가 나쁠 수록 차기 정부의 경기부양 강도가 커질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S&P 500 지수는 작년 29일 이후 8% 이상의 랠리를 전개했다.
이와 관련, 스티븐 골드만 위든앤코증권(Weeden & Co)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날 쏟아진 기업과 경제뉴스들은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었다"는 반응을 보인다.
브라이언 배틀 퍼포먼스트러스트캐피탈파트너스(Performance Trust Capital Partners) 부사장의 경우엔 투자자들이 연말·연초 휴가에서 복귀하면서 주식시장이 경기지표 숫자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고용지표에 개인적으론 그리 놀라지 않지만, 부진한 경기지표들은 우리가 여전히 글로벌 경기후퇴와 맞서고 있는 현실을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뉴욕증시의 추세가 갑자기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이어졌다. 위든앤코증권의 골드만 스트래티지스트는 "기술적 분석으로나 투자심리상 주식시장은 작년 11월20일 바닥을 쳤다"고 말한다. 또 "은행섹터의 부진이 이어지겠지만 주식시장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