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태호 기자
2006.02.09 09:08:09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일본 대도시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붐을 이룰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의 부동산 시장은 지난 1990년 거품 붕괴 이후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고전해왔다.
신문은 도쿄 지가가 최근 경제회복과 규제완화, 초저금리 등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 중심부 23구의 땅값은 이미 지난해 15년만에 처음으로 상승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를 전달한 바 있다.
신문은 일부 기업이 기준지가보다 2~3배 비싼 가격에 도쿄 상업지구 토지를 매입하는 등 시장 열기가 심상치 않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 은행들이 투자자금 대출에 열을 올리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추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스미토모 신탁은행의 마루노우치 지점은 지난해 부동산 대출 컨설팅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출해주겠다는 지역 은행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은 현재 홋카이도 은행 등 일부 은행과 계약을 맺은 상태지만 여전히 4~5개 은행이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사카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사카 은행들간에 부동산 대출에 대한 금리인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 한 현지 은행 간부는 "우리 은행이 연 3%의 금리를 제시하자, 한 대형은행이 1%로 낮추면서 이에 맞섰다"고 설명했다.
일본 대도시 지가가 여전히 싸다는 평가도 잇따르고 있어 일본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유력 부동산개발회사의 한 간부는 "지난해 지가가 50~100% 상승한 런던이나 뉴욕과 비교할 때 도쿄의 부동산은 여전히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