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다산네트웍스,`매출 1천억 내년 재도전`
by김기성 기자
2003.10.15 09:31:39
"올해 기대치 못미쳐..IT경기회복되면 점프-업"
"3분기실적 2분기보다 저조..4분기 회복될 것"
[edaily 김기성기자] "매출 1000억원 돌파가 정말 쉽지 않네요. IT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에 다시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메트로 이더넷,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 등 네트워크장비업체인 다산네트웍스(039560) 남민우사장은 "지난해의 두배인 1000억원 이상으로 잡았던 공격적인 올해 매출 목표가 IT경기 침체로 700억~800억 정도에서 만족해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저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KT 50Mbps VDSL 장비 납품이 예정돼 있는 4분기에는 호전돼 하반기 수익성이 상반기 수준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산네트웍스는 지난 상반기에 매출 408억원을 기록, 작년 연간치인 521억원의 80% 가량을 이미 달성했다. 하지만 IT경기 침체를 대변하듯 수익성의 대한 성적표는 부진했다. 상반기에 거둔 영업이익 9.9억원, 경상이익 8.5억원, 순이익 6억원은 전년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익성이 매출액 급증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것은 네트워크업계가 IT경기 침체를 만회하기 위해 극도의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 6월말 현재 다산네트웍스의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247억원과 269억원으로 작년말보다 57%와 103%씩 급증했다는 것도 수익성과 연결되는 자산 효율성의 하락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남사장은 IT경기의 회복지연이 근본 배경이지만 `하나로통신 영향`을 최대 요인으로 꼽았다. 하나로통신(033630)이 LG그룹과의 경영권 분쟁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KT와 벌여온 VDSL 속도경쟁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올초만 해도 상당한 매출이 예상됐던 VDSL장비부문이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는 것. 게다가 KT가 국내 VDSL시장을 홀로 주도한 탓에 수익성도 악화됐다며 KT의 가격정책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남사장은 "하나로통신이 올해 외형과 수익성의 최대 제약 요인으로 등장했지만 조속히 정상화만 된다면 내년에는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산네트웍스는 이같은 국내시장의 악화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수출 및 기업시장 공략 강화와 해외 외주생산 확대를 통한 제조원가 절감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남사장은 "일본 등 해외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해 올해 20% 정도로 예상되는 수출비중을 내년에는 30%대로 끌어올리겠다"며 "기존 수출시장인 일본 중국 뿐 아니라 인도 러시아 스페인 등도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산네트웍스는 특히 해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수출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최대 공급처인 FTTH(Fiber to the House)업체 유즈커뮤니케이션즈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기존의 이더넷 스위치 장비에 이은 VDSL 장비 공급에 나섰다. 현재 50Mbps VDSL 장비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곧이어 대만 유무선 네트워크업체인 액톤과도 국내외 신규시장 공동 공략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남사장은 "원가를 도저히 맞출 수 없는 인터넷 공유기, L2 스위치 등 저가형 제품의 경우 액톤으로부터 OEM 공급받아 파는 대신 주력인 메트로 이더넷, L3 이상 스위치는 액톤의 글로벌 마케팅망을 통해 공급하는 `윈윈` 사례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앞서 다산네트웍스는 시스코 등 외산 제품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국내 기업(엔터프라이즈)시장 진입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7월 캐나다 하이퍼칩스사와 MOU를 맺고 차세대네트워크(NGN) 백본시장 공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KT 하나로통신 등 텔코비중을 내년에 50%로 줄이는 대신 기업시장비중을 10%에서 20%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남사장은 "액톤은 저가형 제품, 그리고 하이퍼칩는 고가형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라며 "이로써 제품 포트폴리오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휴는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다산네트웍스는 제조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 외주생산 비중을 50%에서 80%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제조원가가 국내보다 10~20% 싼 중국 외주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분당공장 라인을 2개에서 1개로 축소했고, 박한 제품 이윤을 감안할 때 결국 거의 대부분을 중국 등에서 외주생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남사장의 설명.
그는 이어 "개성공단이 본격화되면 북한 지역을 생산과 R&D 센터로 활용할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산네트웍스는 현재 북한 연구인력 30명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단동연구소(하나비즈닷컴)를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남사장은 향후 제품 개발 계획과 관련, "휴대인터넷장비, 에지급 스위치, L7 스위치 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액 주주정책에 대해서는 "배당은 2001년과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유상증자와 함께 오는 31일을 배정기준일로 20%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게 주주들의 위한 일종의 배당 개념"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 가격이 주당 4470원으로 저렴가게 확정됐는데, 내년 실적에 어느정도 자신이 있는 만큼 다산네트웍스를 믿고 기다려주는 주주들에게는 주가상승으로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사장은 또 액톤과 MOU 당시 합의한 최대 10% 지분 참여와 관련, "아직 시기와 방법이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액톤이 다산네트웍스의 지분을 10% 취득하면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남사장은 "올해 실적이 주주들의 기대치에는 못미치고 있지만 국내외 네트워크장비업계의 치열한 경쟁상황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5년 주기설에 따라 IT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는 한단계 점프-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사장(42)은 전주고,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80학번)으로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를 거쳐 지난 93년 엔진시험 자동화시스템업체인 다산기연을 창업한 뒤 99년부터 다산기연과 합병한 다산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