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지 균형시 韓성장률 0.7%p↑ “K-문화콘텐츠, 4.5일제로 활성화”
by김나경 기자
2025.07.19 08:30:00
KB금융연구소 ‘여행, 일상의 쉼표와 경제성장의 느낌표’ 보고서
韓, 여행수지 적자로 경제성장 제약
적자 해소되면 고용 17.5만명 증가
K-컬처 특화 콘텐츠·상품으로 차별화
주 4.5일제로 내국인 국내여행 유도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지난해 125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여행수지가 균형을 이뤘다면 경제성장률이 0.7%포인트 높아졌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여행수지 개선을 위해서는 K-컬처(문화) 특화콘텐츠와 국적별 맞춤형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주 4.5일제와 내국인의 국내여행 유도정책을 연계하는 것 또한 여행수지 개선책으로 꼽힌다.
18일 KB금융연구소 ‘여행, 일상의 쉼표와 경제 성장의 느낌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수지가 적자(-125억달러)에서 균형(0달러)으로 개선됐다면 지난해 명목GDP(1조 8700억달러)는 0.7%포인트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추가 고용 효과도 작지 않다. 소비자 서비스업 부문의 고용유발계수가 10억원당 10.3명임을 고려할 때 17만 5000명 추가 고용이 있었을 걸로 추산된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작년까지 여행수지가 계속 적자를 내며 경제성장을 제약하고 있다. 지난해 명목GDP 대비 여행수지 비율은 -0.7%를 기록했다. 배재현 KB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2000년대 지역관광 진흥, 2010년대에는 관광업 규제완화와 엔저효과, 2020년대에는 양에서 질에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 여행수지가 2014년 이후 플러스(흑자) 전환했다”라며 “여행수지가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행수지를 개선해 경제성장 동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적별 여행객의 특징과 K-컬처 관심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2024년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국가별 외국인 여행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 1372달러(약 191만원, 항공료 제외)였다. 1인당 평균 지출액의 경우 중국·서구권·중동이 평균 이상을 기록한 반면 일본·동남아·대만 여행객의 지출액은 평균보다 낮았다.
배재현 연구원은 “지리적으로 먼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서구권과 중동·인도 여행객은 10일 이상 체류하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숙박비와 식음료비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쇼핑 품목의 경우 향수·화장품(68.3%), 식료품(58.0%), 의류(51.0%) 등 K-뷰티·푸드에 대한 높은 관심이 증명됐다. 향수·화장품은 중국·일본·동남아 여행객, 식료품은 일본·동남아 여행객을 중심으로 높은 구매율을 보였다.
배재현 연구원은 “음악·드라마·음식 등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여행을 넘어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K-팝 콘서트, K-드라마 촬영지 투어와 같이 한국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리적으로 거리가 있는 국가에서도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 관광정보 접근성을 높일 필요도 있다. 배 연구원은 “한국의 매력을 널리 전파할 수 있는 홍보전략이 필요하다”며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브랜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CNN 등 글로벌 매체를 활용해 국가의 자연, 문화, 도시 매력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주 4.5일제 등 국내여행 활성화를 위한 정책도 고려할 수 있다. 배 연구원은 “소비자는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을 두고 고민할 때 비용 대비 만족도를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새 정부의 주요공약 중 하나인 주 4.5일제가 내국인의 국내여행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입안시 소비자들의 ‘여행지 선택 동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수는 2019년 1750만명에서 2021년 97만명으로 급감한 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4년 1640만명까지 반등했다. 최근 10년간 국적별 누적 외국인 여행객 수는 중국(3700만명), 일본(1900만명), 미국(790만명), 대만(730만명), 홍콩(430만명) 순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