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파문 커지는데…김병환 메시지 촉각
by김국배 기자
2024.09.11 06:00:00
김 금융위원장,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부당대출 두고
우리금융 현 경영진 책임론 등…사건 관련 언급 없어
연일 우리금융·경영진 비판…이복현 금감원장과 대비
"전직 금융위원장인데 책임론 거론 불편할 것" 해석도
추석 이후 열릴 금융지주회장 간담회 메시지에 관심
| 인사말 하는 김병환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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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손태승 전 우리금융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의 파장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 수장의 ‘입’도 초미의 관심사다. 금융위원회가 부당대출에 대해 아직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서다. 추석 이후로 연기된 금융위와 금융지주회장 간 회동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금융지주 회장 간 회동을 추석 이후로 연기했다. 애초 이달 11일로 예정한 날짜가 국회 대정부질의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은행, 보험,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를 이어왔다. 금융지주회장 간담회는 가장 마지막 일정이다.
지금까지 금융위는 부당대출 관련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임종룡 회장 등 현 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데 전직 금융위원장인 임 회장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불편한 분위기여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 회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낸 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을 연일 비판하면서 임 회장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 앞서 이 원장은 “친인척 부당 대출 건에 대응하는 우리은행의 방식을 보면 끼리끼리, 나눠 먹기 문화가 팽배했다”며 “경영진에 대한 직접 책임은 이사회나 주주가 묻는 게 맞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내년에 진행할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까지 앞당겨 내달 진행하기로 하면서 일각에선 ‘임 회장의 용퇴를 압박하는 검사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이 원장은 이날 금감원 직원을 대상한 내부 ‘반부패·청렴 워크숍’ 모두발언에서도 “최근 잇따른 금융사고 역시 임직원의 안이한 인식 때문에 내부통제 기능이 마비된 데 기인하고 있음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우리금융을 저격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그동안 우리금융과 관련해 침묵하던 김 위원장의 발언이 나올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달 12일 취임 후 첫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과 관련한 언급을 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와 관련해서도 ‘당국과 소통이 없었다’는 이 원장의 발언이 있었던 만큼 여기에 대해 김 위원장의 의견도 나올 수 있다.
최종 인수합병 승인은 금융위의 결정사안이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현 경영진 책임론과 관련해 수위를 낮추거나 언급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한다. 대정부 질의로 연기되긴 했지만 추석 이후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과 임 회장 두 사람의 ‘투 샷’을 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임 회장이 간담회에 참석한다면 최근 사건 이후 외부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권에선 임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거취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달 28일 “조사,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르겠다”고 밝혔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이날 금융감독원장과의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수사·조사를 받고 있다. 결과를 보고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