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한국씨티은행 철수에 1.8조원 쓴다…"장기적으로 이익"
by김보겸 기자
2021.11.09 09:24:26
철수하는 한국씨티은행 직원들 퇴직금 명목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13개국 은행 철수
규제 강한 소비자금융업↓…자산관리에 재투자
| ‘소매 금융 철수’ 한국씨티은행, 출구전략 논의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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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글로벌 금융기관 씨티그룹이 한국에서 소비자금융 부문을 폐쇄하는 데 따른 퇴직금으로 최대 1조8000억원을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비용을 내고서라도 장기적으로는 철수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사측 판단에 따른 것이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씨티그룹이 규제당국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한국씨티은행 철수 비용으로 12억~15억달러(약 1조4000억~1조8000억원) 지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직원들 퇴직과 복리후생 비용으로 해당 금액을 지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4월 씨티그룹은 한국 등 13개 국가에서 소비자금융 사업 출구전략을 발표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사업 단순화, 사업전략 재편 차원에서다.
애초 한국씨티은행은 고용 승계를 전제로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을 전체 매각하려 했다. 하지만 매각 대상을 찾지 못해 단계적으로 폐지 절차를 밟기로 했다. 소비자금융을 폐지하기로 한 13개국 중 현재까지 매각 합의가 이뤄진 나라는 호주뿐이다.
씨티그룹은 한국씨티은행 철수를 합리적인 결정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금융업을 위해 의무로 확보해야 했던 20억달러(약 2조3604억원) 자기자본을 다른 곳에 쓸 수 있기 때문에 재무적 측면에서 더 나은 결정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씨티그룹은 자기자본 규제가 강한 소비자금융업을 줄이고, 이를 통해 확보한 20억달러를 글로벌 기업은행이나 자산관리 등 더 수익성 있는 부문에 재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금을 인상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돌려줄 수 있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25일 소비자금융 사업부문 단계적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쳐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잔류를 희망하는 소비자금융 소속 직원들에게는 은행 내 재배치 등을 통한 고용안정도 최대한 보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은행씨티 노조원들은 지난 2일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에서 ‘졸속 청산 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단계적 폐지 절차에 반대했다. 이들이 “씨티그룹 신임 회장마다 본인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전 세계 수만명의 직원들을 매번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단계적 폐지라고 표현하지만 결국 청산이고, 모든 직원을 내쫓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청산절차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소매금융 폐지 반대 행진하는 한국씨티은행 노조(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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