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8.11.27 12:15:00
모여라! 늦가을 산행 필수품
[조선일보 제공] 경쾌하고 폭신할 것만 같은 낙엽 산행. 그러나 낙엽이 쌓인 길은 눈길만큼이나 미끄러워 다치기 쉽다. 낙엽 산행을 떠나기 전 마음에 새기자.
나무들이 헐벗을수록 바람이 숲을 지배한다. 바람막이 옷을 꼭 입어줘야 하는 이유다. 바지도 어지간한 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도톰한 소재의 옷을 골라 입는 게 좋다. 장갑도 꼭 낄 것. 손이 추위에 곱으면 바위를 타고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등산용 스틱은 반드시 챙길 것. 산을 오르내릴 때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줄 뿐 아니라 관절도 보호해준다. 하나만 짚고 다니는 것보단 두 자루로 양옆을 모두 지탱해주는 게 더 효과적이다. 아랫부분 받침 '폴링'이 넓은 것이 눈이 쌓인 길에도 잘 빠지지 않아 균형 잡는 데는 더 편하다는 것도 알아둘 것.
발목에 차서 눈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스패츠(spats)'. 흔히들 겨울철에만 차는 등산용품이라고 생각하는데 낙엽 산행할 때도 차는 게 좋다. 낙엽 산행을 하다 보면 먼지가 많이 날리는 데다 발목까지 낙엽이 쌓인 곳이 많아 바짓단 속으로 나뭇잎들이 잔뜩 들어가기 마련이다. 스패츠를 차면 옷 속으로 먼지가 차는 것을 막을 수 있어서 효과적. 이게 무겁고 덥다면 바짓단을 여밀 수 있는 옷을 선택해서 입자.
따뜻한 물은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등산을 다니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준비물. 보온병에 물을 담을 땐 큰 보온병 하나에 가득 담는 것보다 작은 보온병 두 개에 나눠 담는 게 효과적이다. 보온병 뚜껑을 여닫는 횟수만큼 물이 빨리 식기 때문. 등산 배낭에 두 개의 보온병을 넣어주는 게 몸의 균형을 잡기에도 좋다.
도시락을 싸가는 건 권하지 않는다. 찬바람 부는 낮은 온도에서 도시락을 펼쳐놓고 앉아 있다 보면 몸의 온도가 낮아진다. 체하기 딱 좋다. 등산객들이 간편한 행동식을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초콜릿이나 뜨거운 꿀차, 양갱 등을 준비할 것.
산행할 때 가장 좋은 식사법은 산행을 떠나기 2~3시간 전에 평소 식사량의 2/3만 먹는 것이다. 위에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배고픔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다.
여자들의 경우는 몸에 붙이는 핫팩을 챙기는 것도 좋다. 배꼽 바로 아래 핫팩을 붙이고 등산에 나서면 추위를 거의 느끼지 않고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에 익숙한 사람들 중엔 몸을 가볍게 흔들면서 리듬감 있게 걷는 이들이 많다. 호흡과 걸음걸이가 탄력적일수록 오래 걸어도 덜 피로하기 때문이다. 적절하게 균형을 유지하면서 리듬을 실어 걸으면 산행이 더욱 즐거워 진다.
초보자일수록 잘 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쉬지 않고 걸으면 금세 지친다. 30분을 걸었다면 5분씩 쉬어줄 것. 익숙해지면 50분 걷고 10분 정도 쉬는 식으로 쉬는 간격을 늘려준다.
굳이 비싼 기능성 재킷을 장만할 필요는 없다. 등산복은 방수·방풍·투습이 잘될수록 비싸지기 마련인데, 매번 암벽을 타는 등산 전문가가 아니라면 필요할 때마다 적절히 지퍼를 열어주고 올려주는 것만 잘해도 어느 정도의 습기는 배출할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할 것 없다.
비싼 재킷보다 꼭 필요한 아이템은 바로 등산용 랜턴. 해가 짧아지면서 일찍 어두워지기 때문에 랜턴이 없으면 길을 잃거나 다치기 쉽다.
겨울 산행을 위해 아이젠을 많이들 챙기는데, 사실 우리나라는 바위산이 많아 오히려 아이젠이 거추장스러울 때가 많다. 스틱을 두 개 챙겨가면 아이젠 대용으로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살얼음이 낀 개울을 가볍게 건널 수도 있어 오히려 더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