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하동근 대표, "디지털 안방극장과 리모콘 홍수"

by임종윤 기자
2007.11.09 10:00:00

[iMBC(052220) 하동근 대표] 미디어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각 매체별 서비스와 진화 역시 갈수록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상파 TV의 디지털화가 당초 계획보다 2년 정도 늦추어진 2012년으로 궤도 수정되긴 했지만 지상파의 디지털화가 완전히 진행되고 나면 TV라는 모니터는 우리에게 전혀 새로운 미디어로 다가올 것이다. 인터넷 리턴패스를 바탕으로 한 인터렉티브 서비스가 구현되는 가운데 고화질 HD급 프로그램이 안방에 새로운 얼굴로 다가서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방송과 통신의 결합이 진행되고 통신의 방송 콘텐츠 서비스 등이 진행되면서 각 가정에서는 디지털 지상파, 디지털 케이블 방송, 디지털 위성방송, 여기에다 IPTV 등이 가세해서 시청자들은 대형 디지털 벽걸이형 TV 모니터를 앞에 놓고 어느 서비스를 보아야 할지 즐거운 비명을 지를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 해당 서비스 채널들은 리모콘을 통해 시청자의 채널 선택을 받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전개할 것이다.
 
지상파는 지상파대로 HD급 고화질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디지털케이블 방송은 SD급 화질이긴 하지만 선점한 가입자망을 기본으로 TPS(트리플 서비스)를 내세우면서 VOD 서비스까지 끼워서 시청자들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여기에다 후발 주자인 디지털 위성방송은 아파트 공청시설 공유의 법제화를 앞세우고 가입자 확대를 위한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다.
 
문제는IPTV이다. IPTV는 현재 하나TV와 KT가 뒤늦게나마 메가TV라는 브랜드로 리얼타임 지상파 재송신을 제외한 VOD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른바 디지털 안방극장을 차지하기 위한 가입자 확보 전쟁을 선언했다. 최근 하나TV가입자와 메가TV 가입자가 디지털 케이블 방송 가입자를 능가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나름대로 파괴력을 과시하고 있기도 하다.
 
IPTV는 두 종류의 서비스가 있다. 폐쇄형 IPTV와 오픈형 IPTV가 있다. 폐쇄형 IPTV는 인터넷 망을 서비스하는 회사가 콘텐츠도 스스로 확보하고 자체 망을 통해서 플랫폼도 직접 구축해서 회원들로부터 매달 얼마씩의 시청료를 거두어 수익을 내고 또 서비스를 유지하는 형태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KT와 하나로 텔레콤이 주도하고 있는 회원 확보형 서비스로 이 서비스를 두고 통칭 IPTV라고 한다.
 
한국형 IPTV는 그동안 방통융합이라는 명제를 앞세우고 정보 통신부와 KT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고, 지상파 방송을 리얼타임으로 재송신이라는 명제를 놓고 방송위원회와 지상파 방송사들과 논리와 명분에서 충돌하면서 아직 법적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일단 VOD형 서비스만으로 우선 만족하면서 지상파 방송을 재송신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결과는 아직 미지수다.
 
KT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에게 플랫폼을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제안을 해놓고 있지만 지상파가 직접 플랫폼을 운영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KT의 IPTV에 지상파TV를 생방송으로 재송신하는 결과를 주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로서는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
 
IPTV의 두 번째 서비스는 오픈형이다. 오픈형 IPTV는 셋탑박스를 구입하거나 윈도우 비스타를 이용해 웹 베이스의 인터넷 방송 콘텐츠를 TV 모니터를 통해 즐기는 서비스의 형태이다. 이 서비스는 미국 등지에서는 이미 상용화된 지 오래됐고, 국내에서도 조만간 상용화될 전망이다.
 
현재 365˚C를 비롯해 일부 망업자과 TV모니터 생산업자 그리고 셋탑박스 업자 등이 결합한 콘소시움 등이 셋탑박스만 구입하면 곧 바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이른바 인터넷 서비스 초기단계에 주목 받았던 ‘인터넷TV’라는 서비스를 개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 MS에서 윈도우비스타를 출시하면서 IPTV 서비스에는 새로운 형태의 이른바 오픈형 IPTV가 주목을 받고 있다. 윈도우비스타에는 웹 베이스의 인터넷 방송을 TV 모니터로 연결해 직접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KT식 IPTV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웹 베이스의 인터넷 방송을 TV를 통해 직접 볼 수 있는 서비스가 기술발전과 망의 속도발전으로 과거 한때 시도되었다가 실패한 이후 이제 그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실현가능하게 된 것이다. 결국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디지털 안방극장의 채널 선택 전쟁에는 오픈형 IPTV도 가세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오픈형 IPTV 서비스를 시청자 입자에서 본다면 현재 PC의 인터넷망에 들어가 서비스를 받고 있는 각종 유,무료 VOD를 PC모니터가 아닌 TV 모니터의 대형 모니터를 통해 즐길 수가 있고 폐쇄형 IPTV와는 달리 다양한 사이트를 서핑해가면서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다니면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IPTV 서비스를 둘러싼 시청자 회원 확보 전쟁은 결과적으로 망 업자와 셋탑박스 업자 그리고 TV 모니터 생산업자 여기에다 콘텐츠 생산주체인 방송사 등이 서로 얽혀 피아가 구분이 되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합종연횡과 전략적 제휴가 전개될 것이고 이와 함께 마케팅 전략 역시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TV 모니터 역시 진화를 거듭하게 될 것이다.
 
PC인지 TV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의 고사양 고기능 대형 모니터들이 안방을 차지하게 될 것이고 셋탑박스 일체형 대형 벽걸이TV가 양산되는 날도 머지않은 상황이고 보면 우리 가정의 거실과 안방에는 디지털 지상파용 셋탑박스와 리모콘, 디지털 케이블용 셋탑박스와 리모콘, 디지털 위성방송용 셋탑박스와 리모콘, 폐쇄형 IPTV용 셋탑박스와 리모콘, 여기에다 오픈형 IPTV용 셋탑박스와 리모콘 등 모두 합쳐 10여개의 셋탑박스와 리모콘이 곳곳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말 그대로 리모콘으로 넘쳐나게 될 것이다.
 
지상파를 제외하고 모두가 유료서비스라는 점을 생각하면 방송의 디지털화와 인터넷을 이용한 TV 서비스는 결국에는 하나로 만나게 될 것이고 또 만나지 않으면 시청자가 하나로 합칠 것으로 요구하게 될 것이란 결론에 다다르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디지털화가 시청자의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약력>
81년 외대 영어과 졸업
90년 동경특파원
2000년 보도국 국제부장
2001년 보도제작부장
2003년 ㈜iMBC 대표이사 사장(현)
2000년 3월 회사 설립
2002년 2월 벤처기업 등록
2003년 4월 방송콘텐츠 유료화
2005년 1월 코스닥 상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