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동산거품 터지면 亞·유럽 직격`

by김현동 기자
2005.09.23 09:31:03

美 MBS 편입 CDO 집중 매입..모기지론 부도위험 상승시 타격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미국의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경우 미국내 부동산을 담보로 발행된 주택유동화증권(MBS) 등을 집중 매수했던 아시아와 유럽 투자자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들어 미국의 금융감독 당국은 부동산 가격 거품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또 원금상환 기간이 긴 모기지론 대출을 급격히 늘린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미국의 양대 모기지회사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모기지론 보유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관련기사 그린스펀, 美 모기지업체 강력 경고
그만큼 저금리와 모기지론 증가로 급성장한 미국의 부동산 시장에서 거품이 터질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부실 MBS 편입 CDO 발행 증가

모기지론 대출 취급 금융기관들은 모기지론 부실위험에 대비, 모기지론을 담보로 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신용위험을 회피하곤 한다. 이를 위해 애용되는 것이 부채담보부증권(CDO)이다. 투자은행들은 점증한 모기지론 신용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주택유동화증권(MBS) 비율을 높인 CDO 발행을 늘리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된 CDO는 주로 아시아와 유럽 투자자들에게 매각됐다.
핌코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다니엘 이바스신은 "해외 투자자들이 고위험 CDO를 많이 찾고 있다"면서 "이들이 사고 있는 CDO는 미국내의 전문 투자가들조차 매입을 꺼리는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베어스턴스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이처럼 신용위험이 높은 CDO 발행규모는 35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CDO 발행규모 497억달러이고, 2003년의 경우 총 231억달러의 CDO가 발행됐다.

베어스턴스 이사인 지안 신하는 "CDO는 외국 보험사들과 연금펀드 등이 미국 모기지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 해외투자가들이 주로 매입하는 CDO가 부도위험이 높은 MBS를 주로 편입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최근 몇년새 부동산 가격 급등세에 힘입어 낮은 수준에 머물렀던 모기지론 부도율이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급등할 경우, CDO를 매입했던 투자자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부도율 상승시 타격 불가피

CDO를 매입했던 해외 투자자들은 CDO내 MBS 자산의 부도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크레딧 디폴트 스왑(CDS)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 MBS 부도위험이 계속해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CDS 거래에서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반면, 이들 해외 투자자들과는 달리 헤지펀드 등은 MBS 부도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CDS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대조를 보인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담당 선임 트레이더인 로이 칸투는 "헤지펀드를 비롯해 미국내 대출기관, 머니 매니저들은 전에 없이 많은 규모로 CDS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MBS 부도위험율이 상승할 경우, 부도율 하락을 예상하고 CDS를 매도했던 해외 투자자들이 MBS 부도율 상승에 따른 신용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 등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MBS 투자 규모는 갈수록 늘어나 `MBS 앤 ABS 인사이드`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의 지난해 미국 MBS 투자규모는 전년대비 26% 증가한 2800억달러로 전체 MBS 발행물량의 6%를 차지했다. ☞관련기사 MBS가 뭐길래..美 금리올려도 집값 요지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