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관, "한국 증시, 장기적 디커플링 될 것"

by한상복 기자
2002.09.19 10:29:31

[edaily 한상복기자] 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은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와 점진적으로 비동조화(Decoupling)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한국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한국의 유망업종으로 통신 서비스, 금융, 의약품, 전기 가스 등을 고려하고 있으며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한국투자신탁증권 김한준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의 9개 기관투자가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의 기관들이 향후 한국증시를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 중의 하나는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업) 생산비용이며, 자본비용도 낮다는 장점"이라며 "외국인들은 한국의 경영진이 일본보다 낮은 생산비용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한준 센터장이 방문한 미국 기관과 그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시각을 정리한 내용이다.

◇오크트리 캐피탈 매니지먼트(존 문 포트폴리오 매니저)

정치적인 상황은 증시에 대한 영향요인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현대중공업 정몽준 회장의 대선 출마 관련, 한국 증시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한국 투자시 가장 중시하고 있는 점은 "저평가되어 있는 주식"을 선별하는 것.

현재 증시의 펀더멘털은 양호하다고 판단되나, 은행 가계대출의 과열과 은행 신용평가 기법의 전문화가 요구된다. ­한국을 포함해 이머징 마켓에서는 주식보다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씨티그룹 에셋 매니지먼트(히스 맥레논 대표MF, 제이 거킨 매니징 디렉터)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와 점진적으로 비동조화될 것으로 판단되나, 수출의 둔화세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중국 등을 포함한 수출국의 다변화가 더욱 절실하다. ­

한국 시장에서의 ETF의 시행은 성공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이유는 현재 한국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향후 불확실성 때문에 뚜렷한 투자대안을 찾지 못하는 상황 때문이다. ETF는 분산투자 목적, 헤지 목적으로 선호되어 한국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을것으로 판단한다.

◇타이거펀드(빌 황 포트폴리오 매니저)

­한국은 공매도 제도의 비활성화로 헤지펀드들의 투자 활성화에 아직은 제약이 많이 있는 상황이고, 이로 인해 헤지하기도 상대적으로 용이하지 못한 단점이 있다. 반면에 일본에서는 공매도 제도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어 있으므로 투자하기 용이한 점이 있다.

­한국의 유망업종으로는 통신 서비스, 금융, 의약품, 전기가스 등을 본다. ­기업의 가치평가에서 경영자질이 중요 요소이며 사외이사 구성진도 기업가치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 ­투자 전략에 있어서 Stop loss 등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향후 외국인들의 한국으로의 투자자금 유입이 예상되는데, 그 주된 이유는 국제적인 기준으로 볼 때 한국 주식은 상대적 저평가이고 미국, 유럽 등은 가계자산 중 금융자산의 비중이 높으며 이 자금들이 향후 상대적으로 펀더멘탈이 견조한 한국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한국 기업들은 향후 보유 현금을 부채 상환보다는 자사주 매입에 사용해야 할 것으로 권장한다. ­한국 경제는 중국경제의 부상으로 인하여 최대의 수혜국이 될 수 있으며, 한편 중국은 향후 경제성장 면에 있어서 양호하다고 판단되나, 중국 증시는 당분간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한국 증시가 상승 모멘텀을 갖기 위해서는 정부의 추가 부양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된다.

◇JP모건(브루스 캐스먼 국제협력 및 미국시장 전망 담당)

­한국은 향후 수출 다변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올해에 미국, 일본 그리고 유럽의 경제 성장율이 각각 2.5%, 1%,그리고 2%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한국 경제의 견조한 상승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IT 산업의 경우, 현재 Final Demand가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나, 아직 가격 회복 속도가 느리다. IT업계의 Consolidation의 활성화가 필요한 시기로 판단된다.

◇도이치 에셋 매니지먼트(니컬러스 브랫, 존 리 포트폴리오 매니저)

­한국은 그 동안 금융개혁의 지속, 규제장벽 완화, 높은 저축율, 중국과의 지리적인 근접성, 북한에 대한 강경책 완화 등(5가지 이유)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 인해 현재 시장상황은 희망적이라고 판단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한국시장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그러나 과거 재벌들의 기업지배구조 관련 문제점이 3~4년 후에는 재발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와 관련하여 해당 산업에서 일부 대기업의 산업내 시장점유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증시 상승의 제한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반독점 관련 이슈의 중요성).

­한국의 통일비용이 동서독간의 통일비용보다 10배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통일 가능성이 구체화되면 한국내 주식시장에는 단기적인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인 변수는 증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관심 업종은 인터넷, 은행, 그리고 통신서비스 등이다.

◇킹덤 캐피털 매니지먼트(스캇 부스, 어팬 버지, 앤드류 립스 포트폴리오 매니저)

­한국 주식에는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있으며, 반대로 타이완 주식은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리스크 프리미엄 결정시, MSCI 선진국 지수에 가장 최근에 편입된 국가인 그리스를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증시 상승의 주 제한요인은 심리적인 위축과 이중침체 관련, 미국 경기의 둔화 가능성이라고 판단한다. ­한국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시기는 2003년으로 예상되며,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는 점차 개선되고 있다.

­­향후 은행업의 추가 인수합병이 예상되며 기술주에 관하여 투자시 좀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유망 투자업종으로는 은행업, TFT LCD, Hand set, 석유화학업종 등. ­향후 고배당주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메릴린치(리처드 번스타인 수석 스트래지스트)

­향후 한국증시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예상한다. 그 주된 이유는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업) 생산비용이며 자본비용도 낮다는 이유 등이다. 이와 연관하여 한국 경영진들은 일본보다 낮은 생산비용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여야 한다. 철강업종과 종목으로는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