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6년, 자매인형이 세계여행을 떠났다

by이윤정 기자
2019.03.10 11:40:06

''자매 인형의 세계 여행'' 국내 출간
엄마와 둘째 딸 주리의 감동 이야기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동일본대지진으로 사랑하는 딸을 잃은 엄마의 에세이 ‘자매 인형의 세계 여행-동일본대지진 후 6년, 크리스마스의 기적(굿플러스북)’이 국내에 출간됐다. 어린 딸을 잃은 엄마가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3월 11일부터 6년 간의 시간을 기록한 책으로 일본에서 출간된 바 있다.

대지진으로 아이리와 주리라는 두 딸 가운데 첫째 딸인 아이리를 잃은 엄마 사토 미카씨는 재해 당사자로서의 세밀한 일상과 감정을 적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 살 터울 언니를 잃은 둘째 딸 주리의 순진무구한 마음에 연대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감동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2016년 크리스마스 아침, 미야기현에 사는 주리는 사진집 한 권을 받았다. 인형 한 쌍이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집이었다. 둘 다 여자아이 인형으로 이름은 ‘아이리’와 ‘주리’였다. 아이리는 지진이 일어난 날, 타고 있던 유치원 버스를 덮친 지진해일과 화재로 생명을 잃은 주리의 언니다. 주리는 여덟 살이 되었을 때 산타 할아버지에게 “저와 아이리 언니를 닮은 인형이 함께 세계 여행을 하게 해 주세요”라는 편지를 썼다.

주리는 언젠가 언니와 세계 여행을 하고 싶었다. 재해로 언니와 함께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된 주리는 자기들 대신 아이리와 주리를 닮은 인형을 여행에 보내주고 싶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사람들이 대신 두 인형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주리가 받은 사진집은 사람들이 이 인형과 함께 전 세계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을 모아 만든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겪은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무엇보다 생명을 최우선으로 두고 행동해야 한다”며 “이 책으로 한국 독자들이 재해를 남의 일로만 생각하지 않고, 자신에게도 닥칠지 모를 일로 여기고 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산타할아버지와 동생 주리(사진=굿플러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