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 틈새시장 찾는 제조 중소기업들

by김정유 기자
2017.01.17 08:35:43

알무스이앤티, 가정용 집진기로 차별화 꾀해
미래이앤아이, 노후된 녹조제거방식에 새로운 방식 접목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기술로 환경을 개선하겠다.” 국내 제조 중소기업들이 환경개선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미세먼지, 녹조 문제 등 최근 사회적인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각종 환경 문제들이 중소기업들에게 사업기회로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자 하는 중소기업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시장도 확대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장윤현 알무스이앤티 대표가 서울시 구로동 본사에서 가정용 집진기 ‘에어니아’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집진기 시장 규모는 연간 5000억원 수준으로 대부분이 플랜트용 제품이다. 하지만 최근 미세먼지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산업용뿐만 아니라 가정용 집진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중소기업이 있다. 인체에 유해한 오존을 발생하지 않는 기술로 가정용 집진기를 출시한 알무스이앤티다.

최근 서울 구로동 본사에 만난 장윤현 알무스이앤티 대표는 “공기청정기는 단순히 공기를 걸러내는 수준이지만 집진기는 초미세먼지를 전기를 통해 잡아내는 방식이라 전혀 다르다”며 “살균 기능이 있는 오존을 발생하지 않도록 만든 것이 우리의 핵심 기술”이라고 밝혔다.

앞서 알무스이앤티는 2014년 서울시 지하철 실내 미세먼지 집진 프로젝트에서 26개 업체와 경쟁해 입찰을 따낸 경력이 있다. 장 대표는 “2015년 한 해동안 서울시 지하철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미세먼지 수치가 최고 6배까지 낮은 결과를 나타냈다”며 “연구개발(R&D) 투자에만 6년간 30억원을 투자해 오존 미발생 집진기술을 개발한 것이 점차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무스이앤티의 집진기는 전기 방전을 이용해 미세먼지를 끌어당기는 방식이다. 집진 성능은 뛰어나지만 이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오존이 발생해 가정용으로는 만들기 힘들었다. 가정용이 집진기 사업의 틈새시장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장 대표는 기술력이 뛰어난 일본 대학, 기업들과 공동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국내 최초 가정용 집진기 ‘에어니아’가 탄생했다.

장 대표는 “미세먼지로 고생하고 있는 중국시장으로 수출부터 추진할 계획”이라며 “올해 10만대 판매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23억원을 기록했던 연간 매출도 올해는 100억원이 목표다. 장 대표는 “대기업 출신 최고마케팅책임자(CMO)도 영입해 중국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라며 “현지 유명 가전업체들과 수출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함께 관련 인증도 획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희복 미래이앤아이 대표가 서울시 가산동 본사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최근 4대강을 중심으로 한 녹조 피해가 심각하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중앙 정부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효율적인 녹조 제거를 위해 각종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그간 녹조 현상이 큰 문제로 부각되지 않았던 만큼 낙후된 녹조제거 방식들은 비용이 많이 들고 효율성도 떨어진다. 미래이앤아이는 이런 틈새시장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중소기업이다.

서울시 가산동 본사에서 만난 윤희복 미래이앤아이 대표는 “약품 살포 또는 대거 인력을 필요로 했던 방식과 달리 수면 위 또는 수면과 가까운 곳에서 녹조를 물과 함께 끌어올려 여과하는 녹조제거선을 개발했다”며 “과거엔 대규모 방식밖에 없어 대안이 별로 없었고 비용도 비쌌지만 우리 녹조제거선은 기존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과거 녹조 제거 방식은 단순히 물을 뿌려 녹조를 밀어내거나 펜스를 치고 약품을 살포하는 등 단순했다. 하지만 미래이앤아이의 녹조제거선은 태양광을 활용해 선박의 동력으로 활용하고 대형 스크류 컨베이어를 통해 미세한 녹조 알갱이까지 모두 끌어올린다. 기존 녹조제거선에는 없던 자체 여과 필터로 3단계를 거쳐 물을 정화시킨다.

윤 대표는 “올해 서울시, 환경부 발주 시범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고 이미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지난해 녹조예방장치(물순환장치)도 조달시장에 납품하는 등 성과가 있어 녹조제거선도 적극 확대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당초 태양광 기자재 사업으로 시작한 미래이앤아이는 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아이템을 다각화하기 위해 녹조제거 사업에 뛰어들었다. 윤 대표는 “미국에서는 50여년 전부터 녹조 제거사업이 커왔는데 국내에선 이제야 4대강 이슈로 인해 심각성을 인지하더라”며 “태양광 기자재와 환경 분야를 결합시키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판단했고 충분히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태양광 기자재 사업이 미래이앤아이의 매출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윤 대표는 아직 열리지 않은 녹조제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사업 비중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그는 “GPS와 연계해 녹조제거선을 운용할 수 있는 사업도 정부 연구과제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40억원이었던 매출도 올해는 7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