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프로 한번 노출에 5천만원..식품업계 'PPL 전쟁'

by이승현 기자
2014.03.05 09:25:12

여행프로그램 선호..‘야간매점’ PPL, 매출 20배 효과
"단순히 제품 노출 넘어, 활용법 소개하는데 주력"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그야말로 PPL(간접광고) 전성시대다. 특히 인기 오락프로그램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에 제품이 노출될 경우 그 파급력이 적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은 PPL에 목을 매는 분위기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기 오락프로그램의 PPL 가격이 최근 회당 2000만원에서 4000만~5000만원까지 두배 이상 뛰어올랐다. ‘아빠 어디가’ 등의 프로그램에 등장한 식품들이 큰 인기를 끌며 광고 효과를 인정받은 덕분이다.

‘아빠어디가’에서는 윤민수가 CJ제일제당의 ‘토마토 파스타 소스’로 홍합찜 요리를 하는 장면이 노출됐다.
오락프로그램에 PPL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아빠어디가’에서 짜파구리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짜파구리의 인기로 짜파게티와 너구리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식품기업들은 ‘1박2일’과 ‘아빠어디가’와 같은 여행을 주제로 한 오락프로그램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여행에서 음식을 할 때 가공식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품을 노출시키면서 조리법까지 소개할 수 있어 금상첨화다.

CJ제일제당(097950)의 ‘백설 토마토 파스타 소스’는 지난달 ‘맘마미아’와 ‘아빠어디가’에 PPL을 진행해 ‘오상진 파스타’, ‘윤후 홍합찜 소스’ 등의 별칭을 얻으며 56% 이상의 매출 증가 효과를 누렸다.

당연히 라면업체를 비롯한 식품업체들은 ‘1박2일’과 ‘아빠어디가’ 등의 프로그램에 자사 제품을 협찬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 프로그램은 ‘해피투게더-야간매점’ 코너다. 연예인이 간식 조리법을 소개하고, 요리로 만들어 먹어보는 내용으로 식품업체 입장에서는 군침이 넘어가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1위로 선정된 메뉴는 다음 날 각종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화제가 되기 때문에 광고 효과가 크다.

실제로 동원F&B(049770)는 볶음짜장참치를 활용한 참짜면이 1위 메뉴로 선정되면서 방송 후 3일 동안 평소 대비 20배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한 종합식품기업 관계자는 “최근 들어 연예기획사들에서 협찬비용을 지불하면 회사의 제품을 활용한 조리법을 소개하겠다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고 털어놨다.

동서식품은 ‘KPOP STAR3’에 PPL을 진행, 심사위원석 테이블에 티오피, 카누 등 커피제품을 노출시키고 있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도 좋은 PPL 대상이다. 음료와 간식거리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장시간 노출시킬 수 있어 홍보 효과가 높다.

과거 ‘나는 가수다’에서는 코카콜라와 롯데칠성(005300)음료가 서로 비타민 음료를 노출시키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최근에는 동서식품이 ‘K팝 스타’에 카누와 티오피를 제공하고 있다. ‘불후의명곡’ 출연자들이 모여 있는 곳의 테이블에 쌓여 있는 빵은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에서 협찬한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앞으로 식품 PPL은 단순 노출을 넘어 다양한 활용법을 제시하는 것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제품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조리법까지 개발하고 전파하는 데까지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