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는 안돼!"..우크라이나 지원논의 급물살

by이정훈 기자
2014.02.24 09:15:24

G20회의서 화두로..IMF 통한 자금지원 제안
EU·러시아도 지원 천명..새 정부 구성이 관건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극도의 정정 불안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자칫 디폴트(채무 불이행)까지 치달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사회의 지원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자금 지원을 제안했고, 유럽연합(EU)과 러시아 등도 지원 의사를 천명하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새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막을 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각국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최악의 결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G20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문제가 논의됐다”고 소개한 뒤 “경제구조 개혁 이행을 조건으로 IMF가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제안됐다”고 전했다.

다만 자금 지원에 앞서 경제구조 개혁 이행이 조건으로 붙었는데, 이는 개혁을 약속할 새 정부 구성이 전제돼야만 가능한 얘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이날 회의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새 정부가 경제 개혁을 시작한다는 점이라도 보여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루아노프 장관 역시 “어떤 경우든 경제구조 개혁은 단기간내 우크라이나 경제를 판단하는 핵심 테스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우방인 러시아가 지원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반가운 대목이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이날 “우리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가능한 한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상화를 지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해말 우크라이나가 EU와 경제협력 협상을 중단하는 대가로 1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한 뒤 지난달 30억달러를 첫 집행했지만, 지난주에는 정정 불안을 이유로 추가 20억달러 집행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그는 “추가적인 자금 지원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치 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유예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우크라이나에 아주 저렴한 가격 수준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일은 지속할 것”이라며 항간에서 제기된 국제시세보다 30% 싼 가격에 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이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는 일축했다.

EU도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밝히고 있다. 올리 렌 EU 집행위원회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우크라이나는 수십억달러 정도가 아니라 수백억달러가 필요하다”며 “서구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를 국가 부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정국은 급변하고 있다. 앞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들이 EU 중재로 조기 대선과 개헌, 거국내각 구성 등을 합의한 지 하루만인 지난 22일 야당이 주도하는 의회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하고 오는 5월25일 조기 대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대중적 지지가 높은 야권 최대 지도자인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도 석방됐다.

우크라이나는 당장 150억~2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