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거품 터진 버블세븐"
by박성호 기자
2008.10.28 09:47:37
2006년 고점 대비 2억원이상 하락단지 속출
경기침체, 입지여건 등 악재 속출..회복 가능성 안보여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10·21대책이 발표됐지만 용인 지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수도권 투기지역 해제 1순위로 꼽히고 있지만 용인 죽전과 동백지구 등 용인시의 대규모 택지지구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입주한 용인시 죽전지구 반도 보라빌 109㎡는 최근 3억5000만원 선에 급매물이 나왔다. 2006년 말께 5억8900만원 가량이었던 것에 비해 2억4000만원 정도 떨어진 것.
꽃메마을 현대홈타운 109㎡도 2년전 6억원까지 가격이 올랐지만 현재는 4억원 이하에 물건을 내놓아도 찾는 사람이 별로 없다.
죽전지구 내 H공인 관계자는 "용인 전체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매도자들은 이제는 바닥인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문의만 간간히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백지구 역시 마찬가지다. 호수마을 서해그랑블 109㎡는 급매물이 현재 3억5000만원 정도다. 2006년 최고점(5억원)에 비해 1억5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지난 2003년 분양 당시 2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동일하이빌 112㎡는 현재 4억~5억원 정도로 최고점 대비 2억원 가까이 가격이 하락했다. 중대형인 141㎡은 하락폭이 더욱 커 현재 6억원 안팎에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다.
특히 동백지구는 최근 하락세와 맞물려 상권 형성도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다. 현재 동백지구의 최대 상권은 이마트 등이 몰려 있는 동백지구 초입 부근에 형성돼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마트 내 상가 분양은 물론 주변의 쇼핑몰 분양이 거의 되지 않을 정도로 지역 상권이 침체된 상황이다.
이마트 인근의 D공인 관계자는 "동백지구 주민들은 대부분 죽전지구나 분당으로 쇼핑을 하러 다니는 경우가 많다"며 "동백지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소비 위축 등으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상가 분양이 가장 먼저 된서리를 맞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6년 4분기 최대 상승률(8.83%)를 기록했던 용인지역은 2007년 2분기 이후 계속 떨어지기만 했다. 올해 들어서도 단 한번의 상승을 보인 적이 없다. 2007년 2분기 이후 현재까지 떨어진 누계 하락률은 -7.77%. 2006년 4분기(8.83%)에 아파트 값이 급등했지만 최근 1년 6개월새 급등한 가격이 고스란히 빠지고 있다. 결국 최근 용인 집값은 2006년 가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인근 중개업소는 대부분 영업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동백지구의 W공인 관계자는 "거래가 뚝 끊겨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라며 "최근 들어서는 가게를 다른 곳으로 옮겨볼까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지역이 이처럼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경기침체 탓이 크다. 지난 10·21대책에서 언급됐던 수도권 투기지역 해제 예상 1순위임에도 규제 완화의 혜택은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급매물들은 2006년께 가격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고 집을 마련했던 사람들이 내놓은 것이다. 때문에 최근 이 지역의 집값 하락세는 더욱 가속화됐다.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 점도 용인지역 집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판교지역의 분양이 막바지에 이르고 입주시점이 다가오면서 용인지역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광교신도시가 본격적으로 분양되는 것도 악재다. 이들 지역 모두 용인보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다.
향후 집값 전망도 어둡다. 경전철 등의 호재가 있긴 하지만 내년부터 경기 남부권 신도시들이 분양과 입주를 시작하면 집값은 더욱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죽전동 H공인 관계자는 "매수자들의 동향을 보면 쉽게 반등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일부 호재가 있긴 하지만 최근의 시장 상황에서는 큰 힘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