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으로 이동하는 강영원 `대리`.. "기본부터 다시"
by정태선 기자
2008.08.14 10:16:21
석유공 강영원 사장 내정자 인터뷰
"어깨 무겁다..기본부터 다시 시작할터"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언제나 두 어깨가 무겁네요"
한국석유공사 사장으로 확정된 강영원 대우인터내셔널(047050) 사장(57세)의 말이다.
강영원 사장은 14일 이데일리와 전화인터뷰에서 "석유공사의 정확한 역할을 파악하는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전에도 사장이고 앞으로도 사장이지만 그 역할과 위상은 좀 다르지 않겠냐"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갑(석유공사)과 을(대우인터)의 관계로만 석유공사를 바라보고 접하다가 막상 사장으로 내정되고 보니, 석유공사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없는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가 자원개발과 에너지 확보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석유공사가 그 첨병에 서서 기업과 정부의 가교 역할을 해야할 것이란 게 강 사장의 생각이다.
정부에서도 그를 석유공사 사장으로 낙점한 배경은 글로벌 무역, 투자, 자원개발기업으로 회사를 성장시킨 점을 높게 평가해서다.
`33년 대우맨`으로 살아온 그의 직함은 늘 `강 대리`.
주말도 가리지 않고 한결같은 열정으로 일에만 몰두하는 그를 두고 직원들이 붙여준 별칭이다.
회사업무를 꼼꼼하게 챙기고 현장에서 직접 솔선수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장으로 취임한 2006년말 당시 `강대리식 업무스타일`이 부하직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이런 예상(?)을 깨고 각 사업부문별로 부문장제도를 도입, 부문장들이 알아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그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여건이 악화됐지만 올해 대우인터가 사상최고의 분기실적을 내도록 끌어올렸다. 지난해 이어 6년 연속 실적성장세에 토대를 마련했다.
그는 "대우에서도 그랬지만, 두 어깨가 언제나 늘 무겁다"면서 강한 의욕을 보였다.
독실한 크리스찬인 그는 평소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에 대해 자주 반문하며 자신을 추수리는 동력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는 19일 석유공사 사장으로 임명되지만 그는 전날을 끝으로 대우인터 사장직을 마지막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한편 강영원 사장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왔다.
74년부터 대우인터내셔널의 전신인 대우실업에 입사, 이후 자동차부품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쳐 2006년말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