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희석 기자
2000.12.28 14:01:38
올해 증시흐름을 한단어로 정리한다면 전강후약(前强後弱)이나 용두사미(龍頭巳尾)가 될 것이다. IMF 이후 최고치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는 반토막나며 연중 최저수준으로 끝났고 코스닥시장은 연초만해도 IT열풍이 이어졌으나 거품이 급속히 꺼지며 사상최저치로 폭락했다.
천당과 지옥을 한해에 경험한 2000년 증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테마가 있다. 이른바 조삼모사(朝三暮四)의 고사가 생각나는 액변변경 테마가 그것이다.
◇시장 좋을땐 액면을 쪼깬다
액면분할은 특히 코스닥시장의 고전 테마중 하나다. 기업의 자본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액면을 낮추고 주식 수를 늘려야한다. 또 액면을 분할하면 주가도 낮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싸보이는 환시(幻視)효과도 거둘 수 있다.
연초만해도 장이 좋았기 때문에 액면을 분할하겠다고 하는 기미만 있어도 이를 재료로 강세를 보였다. 특히 신규등록기업들은 등록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의례히 액면을 분할해야 하는 것처럼 액면분할이 보편화됐다.
올들어 액면분할한 기업은 코스닥에서 무려 115사에 달했다. 이중 82.6%인 95개 기업이 상반기중에 "통과의례"를 마쳤다. 거래소 상장기업도 액면을 낮춘 기업이 32개에 달했고 이중 27개사(84.3%)가 상반기에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주가 하락을 막기위해 다시 합쳐라
상반기까지만해도 주권의 액면은 쪼개는 것인줄로만 알았다. 이러한 "고정관념 "은 8월 하순 코스닥기업인 알루코가 주가안정과 유동성 감소를 위해 액면을 병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깨졌다.
당시에는 재료나 기업의 가치보다는 수급이 가장 민감한 문제였다. 될수 있으면 기관이 보유한 종목은 피할 것, 유동주식이 적은 종목을 고를 것 등이 투자의 수칙이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기업들이 찾아낸 "유동성줄이기 운동"이 바로 액면병합이었다.
더 이상 절대 주가가 낮은 것이 메리트가 될수 없었다. 오히려 주가가 낮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외면받았다. 액면을 병합키로 한 기업들은 약세장속에서도 연일 상한가를 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액면병합한 기업들은 코스닥시장에서 6개사, 거래소시장 4개사였다.
◇눈가리고 아웅/깜짝쇼라는 비난도
액면분할과 병합을 통해 단기적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수 있었지만 주변의 시각은 그렇게 곱지 못했다. 특히 액면병합의 경우엔 냉소적인 반응이 많았다. 비록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해도 그러한 노력을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쓰지않고 깜짝쇼나 환시효과를 노려 주가를 관리하려한다는 비난도 나왔다.
액면병합테마가 나오며 액면분할은 테마로서 효력을 잃었고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액면분할테마와 액면병합테마는 역설적으로 단순한 주식액면이 아닌 기업의 내재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
내년에는 액면을 분할하는 기업이 많을까 병합하는 기업이 많을까를 점쳐보는 것도 증시를 전망하는 하나의 잣대가 될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올해 액면분할이나 액면병합을 추진했던 기업들이다.
▲액면분할 거래소기업(32사)= 신촌사료 대성전선 배명금속 대유리젠트증권 자화전자 백산 한강구조조정기금 대유 세방전지 유양정보통신 한국카프로락탐 동방아그로 삼화페인트 세방기업 금양 청호컴넷 경남에너지 디씨엠 삼화콘덴서공업 SK텔레콤 남해화학 삼보컴퓨터 세원화성 종근당 인터피온 NSF 삼성공조 한국주철관공업 큐엔텍코리아 한국대동전자공업 삼애실업 리젠트화재보험
▲액면병합 거래소기업(4사)= 청호컴넷 KEP전자 대상 한솔CSN
▲액면분할 코스닥기업(115사)= 유진기업 고려전기 일지테크 기륭전자 삼우통신공업 유니슨산업 화인텍 희훈 티지벤처 신천개발 제일제강공업 대신정보통신 제룡산업 청봇한업 현대디지탈테크 서울이동통신 신일제약 씨앤텔 대원기공 삼환콘트롤스 세인전자 와이드텔레콤 태산엘시디 핸디소프트 대구창업투자 동신금속 웰링크 유니온산업 한국성산 바이오시스 삼천리자전거공업 세종하이테크 웨스텍코리아 피엠케이 다우데이타시스템 대현테크 아이앤티텔레콤 코네스 한국전지 한국콜마 국영유리공업 넷컴스토리지 대신전연 동보중공업 동원창업투자 로만손 맥시스템 서울전자통신 성우금속 세원물산 이지 제이스텍 한국가구 한성에코넷 삼보정보통신 경창산업 뉴인텍 동양반도체장비 동진쎄미켐 동화기업 두림티엔씨 로커스홀딩스 사람과기술 삼영케블 서울신용정보 세림이동통신 아이엠아이티 에이스테크놀로지 엔피아 엠케이전자 웰컴기술금융 이티아이 인디시스템 코삼 크린크리에티브 택산전자 특수건설 파워텍 풍성전기 한국내화 한국볼트공업 화인반도체기술 동미테크 옌트 와이즈콘트롤 코맥스 화인썬트로닉스 디씨씨 디지틀조선 아이인프라 원풍 재스컴 대흥멀티미디어통신 삼영열기 디지텔 삼화기연 대웅화학 유니텍전자 하이록코리아 한일흥업 성도이엔지 옵토매직 현대멀티캡 휴먼이노텍 영남제분 바른손 에프와이디 서희이엔씨 동양토탈 대영에이앤브이 대정크린 삼일 신안화섬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매일유업
▲액면병합 코스닥기업(6사)= 알루코 유일반도체 정문정보 하이론코리아 재스컴 파워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