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랑외교 상징’ 中 외교대변인 자오리젠, 돌연 이임

by김윤지 기자
2023.01.10 08:48:55

국경·해양사무사로 수평 이동
지난달 아내 SNS 글 물의 일으켜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이 갑자기 자리를 옮겼다.

자오리젠 전 중국 외교부 대변인.(사진=AFP)
10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외교부 대변인은 화춘잉, 왕원빈, 마우닝 등 세 사람이다. 그동안 외교부 신문사(新聞司·대변인실) 부사장(심의관 격)으로 대변인 역할을 하던 자오리젠은 외교부 대변인 명단에서 제외, 국경 및 해양사무사 부사장직을 맡고 있다. 해당 부서는 국경 관련 외교 정책 수립 등 중국이 각국과 벌이고 있는 영토·해양 영유권 분쟁을 담당한다.



자오리젠은 파키스탄주재 중국 대사관을 거쳐 2019년 외교부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공식 기자회견을 비롯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미국 등 서방을 향한 공격적인 발언으로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상징적 인물로 꼽혔다.

수평 이동이지만 그의 갑작스러운 이임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그의 부인이 지난달 SNS에 남긴 글에서 이유를 찾고 있다. 당시 그의 부인은 웨이보에 “소염제와 해열제를 살 수 없어 힘들다“는 글을 올렸고, 이를 두고 “고위 관료의 부인이 해열제 몇 알을 구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응이 쏟아지자 글을 삭제했다. 자오리젠은 지난달 2일을 마지막으로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진행되는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 등장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