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혁신' 통했다…현대차그룹, 전기차 게임 체인저 급부상

by손의연 기자
2022.04.14 08:49:51

현대차그룹 전기차, ‘유럽 올해의 차’에 이어 ‘세계 올해의 차’까지 수상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 글로벌 경쟁 치열한 전기차 분야서 두각
정의선, 전기차시장 선도 의지 확고…2030년 글로벌 점유율 12% 달성 '청신호'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무한경쟁에 돌입한 글로벌 전기자동차시장에서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강력한 혁신 의지와 ‘전기차 퍼스트무버(First Mover·선도자)’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 등 글로벌 3대 올해의 차 가운데 2개를 석권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5가 13일(현지시간)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차’를 비롯해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등 자동차에 시상하는 6개 부문 중 3개 부문을 휩쓸었다.

아이오닉 5는 ‘세계 올해의 차’ 3개 부문 수상과 함께 ‘독일 올해의 차’, ‘영국 올해의 차’, 독일 유력 매체 ‘아우토빌트 선정 최고의 수입차’,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익스프레스 선정 올해의 차’, ‘2021 IDEA 디자인상 금상’,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 등을 차지했다. 기아 EV6는 지난 2월에 ‘2022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기아 EV6는 ‘유럽 올해의 차’, ‘아일랜드 올해의 차’, ‘독일 올해의 차 프리미엄 부문 1위’, 영국 유력 매체 ‘탑기어 선정 올해의 크로스 오버’,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왓카 선정 올해의 차’,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 ‘2022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최우수상 및 본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전용 전기차 GV60도 ‘2022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리더십 확보는 정의선 회장의 강력한 혁신 의지와 전기차 퍼스트무버 전략이 핵심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정 회장은 전기차 대중화에 대비해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며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기차를 기회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선점한다는 관점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바로잡고 필요하다면 인력과 조직의 변화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의 의지는 현대차그룹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개발로 이어졌다. E-GMP는 글로벌 유수의 고성능, 고급차 브랜드들을 뛰어넘는 수준의 전용 플랫폼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정 회장의 방향성 아래 구체화됐다. 정 회장은 전용 플랫폼 개발 과정을 직접 챙기고 주요 단계마다 직접 점검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정 회장은 타 업체들이 시도하지 않은 신기술 적용을 적극 주문했다. 정 회장은 기존 전기차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혁신 기술을 E-GMP에 기본 탑재해 고객들에게 현대차그룹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을 직원들에게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외부로도 자유롭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과 18분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 등 고사양 장치를 E-GMP에 대거 탑재했다. 현대차그룹은 400V/800V 멀티 충전시스템과 통합형 드라이브 액슬(IDA), 전기차 감속기 디스커넥터 등도 세계 최초로 개발 적용했다. 전용 전기차의 과감한 디자인도 정 회장이 강조한 부분이다. 기아 EV6 개발 초기 일부 보수적 성향의 해외 고객 반응을 감안해 해당 권역본부에서 디자인 수정 의견을 제시했지만 정 회장이 미래지향적 디자인에 힘을 실은 일화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5만2719대를 판매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 ‘톱5’에 진입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0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포함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춰 18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 올해 아이오닉 6를 필두로 2024년에는 아이오닉 7이 출시된다. 기아는 2027년까지 14종의 전기차를 출시해 2030년에는 12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방침이다. 올해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에 이어 내년에는 EV9을 선보인다.

전기차 성능도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 등 신규 전용 전기차 플랫폼 2종을 도입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상품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2025년 올 커넥티드 카(All-Connected Car) 구현에 나선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표준화 및 제어기 무선소프트웨어(OTA) 업데이트 기능 확대 적용을 추진한다.

현재보다 한층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도입과 통합제어기 적용으로 개발 복잡성을 낮춰 보다 효과적으로 제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체제도 구축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차량에 적용되는 제어기 수를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