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中사드보복'…봇물터진 업계 불만

by김상윤 기자
2017.03.07 06:36:53

화장품·여행·식품업계 "답없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피해 없어
정부, 中무역보복 막을 답 안보여
기업애로 해소 차원 지원책만 제시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정부가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등 보호무역에 따라 피해를 본 우리기업의 불만 사례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식품, 철강, 전기·전자 등 13개 업종별 협회와 7개 무역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제9차 한중 통상점검 태스크포스(TF)‘를 연 자리에서다.

중국 여유국의 한국 관광 제한으로 큰 타격을 입은 여행업계는 중국 관광객 감소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정부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화장품 업계 역시 화장품 관련 현지 법규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위생행정허가 절차를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고 허가 비용도 많이 든다는 점을 꼬집었다. 식품업계는 최근 중국 정부의 품질검역 강화에 따라 통관이 무더기 불허돼 사업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했다.

철강·석유화학업체의 경우 중국이 폴리옥시메틸렌(POM), 폴리실리콘 등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하고 있어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반도체,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이 한국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터라 아직까지 별다른 무역보복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은 하고 있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공세를 막을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산업부는 기업애로를 줄일 수 있는 지원책을 제시하긴 했다.



주한미군에 사드 부지를 제공키로 한 롯데를 대상으로 한 중국 내 불매 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광둥성 선전시 중국계 슈퍼마켓의 직원이 롯데의 과자를 회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호무역으로 손해를 입은 우리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도록 지난 2일 중소기업청이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상을 수정·공고했다고 밝혔다.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대상에 보호무역 피해 기업을 추가하고 기업당 최대 5년간 10억 원까지 정책자금을 빌려주도록 했다.

정보 제공을 위해서는 기업에 중국의 위생행정허가 절차 등을 교육하고 불합격 사례와 질의·응답(Q&A)을 모은 책자를 발간하기로 했다.

또 해외 인증 획득비용은 최대 70%를 지원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중국 바이어 발굴과 수출선 다변화를 돕고자 현지 판촉전·수출상담회를 연다.

아울러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수시로 업계의 애로를 점검하고 중국 내 상황에 신속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회의를 주재한 우태희 산업부 차관은 “최근 중국 내 일련의 조치는 상호호혜적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중국 측이 조속히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