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재웅 기자
2006.01.20 09:36:30
한미 외무장관, 한반도外 분쟁지역 파견 가능 합의
6자 회담, 북한의 9.19 성명 이행에 주목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한미 양국은 유사시 타 분쟁지역에 주한 미군을 파견할 수 있도록 하는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장관급 전략대화`에 참석,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부 장관과 회담을 열고 "한국은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세계 군사전력 변화의 논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키로 했다"고 밝혔다.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 미군을 동북아 등의 분쟁지역으로 이동해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는 향후 주한 미군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한국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그동안 주한 미군 문제에 있어 한국측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날 회의에서는 주한 미군의 분쟁지역 파병시 기준과 절차 등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채 원칙적인 합의만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향후 이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전략대화에서 한미 양국은 북핵문제의 해결과 6자 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양국 장관은 북핵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위한 기반이 북한 핵문제의 해결과정에서 모색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향후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문제를 연계할 것임을 시사했다.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에 대해서 양국 장관은 "향후 논의는 9.19 북핵 공동성명의 이행 조치에 집중돼야 한다"며 북한이 9.19 공동성명시에 약속한 북한의 체제보장과 그에 따른 핵프로그램 포기 약속에 주목할 것임을 명백히 했다.
또 "미국이 최근 베이징에서 중국, 북한측과 만나 대화를 나눈 것 자체가 크게 의미있는 것"이라면서 최근 있었던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교부 부상간의 대화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