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자장사 대박친 5대 은행, '신용평가 이의제기'엔 소극적
by김나경 기자
2025.04.17 06:00:00
3년간 신용평가대응권 260건 접수
2022년 99건→2024년 63건 급감
소비자 홍보 미흡…제도 유명무실
“소비자 부담 덜기 적극 홍보해야”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최근 3년간 고금리로 역대급 이자이익을 낸 은행들이 소비자의 ‘신용평가 설명요구·이의제기’ 수용에는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은행을 중심으로 정작 금융소비자의 권익 홍보·안내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은행연합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받은 개인신용평가대응권은 총 260건에 불과했다. 2022년 99건에서 2023년 98건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63건으로 급감했다.
개인신용평가대응권은 차주가 대출 금리나 한도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은행에 신용평가 점수·결과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다. 지난 2020년 8월 도입했지만 은행의 적극적 홍보 등이 없어 명목상 존재하는 제도에 머물러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 신청 건수가 전체의 70%에 달했다. 지난 3년간 국민은행은 총 183건의 신용평가대응권을 접수하고 이 중 176건(96.4%)에 대한 이의를 수용해 신용점수를 조정했다. 하나은행이 3년간 53건(수용률 100%)로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15건(수용률 100%)을 접수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3년간 8건, 농협은행은 단 한 건을 받아 수용하는 데 그쳤다.
가계대출을 늘리면서도 신용대출 문턱을 높인 은행이 소비자의 권리를 찾아줄 제도 홍보에는 손을 놓고 있었다. 은행은 가계대출을 취급할 때 금융소비자의 권리 중 하나로 개인신용평가대응권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인하요구권 등 여러 권리 중 하나로만 명시하고 있어 고객이 한눈에 알아차리고 활용하기는 어렵다. 은행들은 오는 6월에야 앱·홈페이지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개인신용평가대응권 신청 절차를 안내할 예정이다.
차주의 권리 홍보·안내에 소홀했던 은행은 중도상환수수료로 매년 2000억원 이상을 벌고 있다. 5대 은행은 지난 2022년 약 2057억 3000만원, 2023년 2353억 1400만원의 중도상환수수료 이익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대출을 먼저 상환받아 소비자에게 받은 수수료로 2686억 700만원을 벌었다. 중도상환수수료 수익이 전체 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4.1%에서 지난해 4.9%까지 상승했다.
이런 와중에 은행은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실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4월 5대 은행이 신규 취급한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896~941점(KCB 기준)에서 2024년 4월 913~932점으로 하단이 17점 올랐다. 올해 3월엔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가 928~947점으로 훌쩍 올랐다. 그만큼 은행이 고 신용 우량차주 위주로 신규대출을 취급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현정 의원은 “개인신용평가대응권은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주요 수단이다. 2020년 8월 도입했지만 연간 신청건수도 미미할 뿐 아니라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각종 수수료 이익을 바탕으로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은행권에서는 소비자 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안내해 금리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