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사모펀드 최초 '관리자산 1조달러 클럽' 가입

by박종화 기자
2023.07.21 09:00:21

1985년 창업 후 35년 만에 관리자산 250만배↑
고금리·부동산경기 위축 등에 배당가능이익은 축소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블랙스톤이 사모펀드 회사 최초로 ‘관리자산 1조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지난 2분기 기준 관리 자산이 1조14억달러(약 1280조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년 동기(9408억달러·약 1200조원)보다 약 6% 늘어난 액수다. 그간 JP모건체이스 등 은행이나 블랙록·피델리티 등 공모펀드(mutual fund) 중심 자산운용사의 관리 자산이 1조달러를 넘은 적은 있지만 사모펀드 회사로선 블랙스톤이 처음이다.

블랙스톤 창업자인 스티븐 슈워츠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이정표는 우리가 투자자와 함께 쌓은 특별한 신뢰를 반영하고 있다”며 “우리는 현재 대체투자 산업이 성장하는 초입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는 더 큰 성장을 위한 어마어마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스톤은 1985년 피터 피터슨과 스티븐 슈워츠먼의 2인 회사로 설립됐다. 설립 당시 블랙스톤의 관리 자산은 40만달러(약 5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블랙스톤은 레버리지 바이아웃(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인수자금을 대는 방식) 등 공격적인 투자 전략으로 30여년동안 관리 자산 규모를 250만배 키웠다. 특히 부동산 분야에서 30만채 이상의 임대주택을 관리하며 미국 최대의 임대사업자 자리에 올랐다.

미 정치권 일각에선 부동산과 보험, 기업 대출, 인프라 투자를 아우르는 블랙스톤의 전방위적 확장을 우려 섞인 눈으로 보고 있다. 특히 슈워츠먼 CEO가 오랜 친구인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을 후원하며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블랙스톤이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런 우려는 더욱 커졌다.

최근 경영 실적을 봐도 1조달러 클럽 달성에 취해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분기 블랙스톤의 배당가능이익(distributable earning)은 12억1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19억9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보다 39% 감소했다. NYT는 최근 고금리로 인해 사모펀드 부문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부채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부동산 수요 위축도 ‘부동산 큰손’인 블랙스톤엔 걱정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