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35만개 발자국에 몸살 앓는 국립공원…'탐방예약제' 확대 추진
by한정선 기자
2017.11.23 06:30:00
면적 당 탐방객 수 많을 수록 화재·쓰레기·안전사고 증가
국립공원관리공단, 설악산 만경대 대상 탐방예약제 운영
자연 훼손 심한 국립공원 대상으로 탐방예약제 확대할 것
| 서울 도봉구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산 탐방로 입구가 등산객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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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정선 기자] 한해 연인원 4400만명이 넘는 탐방객들로 국립공원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21개 국립공원에는 4435만 7705명의 탐방객이 몰렸다.
서울 근교 북한산. 1994년 단위 면적당 탐방객수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워 기네스북에 오른 북한산은 연 평균 3.3건의 산불과 97톤이 넘는 쓰레기에 신음하고 있다. 가장 쓰레기 처리량이 적은 월출산 국립공원(연 평균 15톤)에 비하면 6.5배나 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많은 탐방객이 몰려 자연 훼손이 심한 국립공원을 대상으로 하루 탐방객 수를 제한하는 탐방예약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1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전국의 22개 국립공원(태백산 국립공원은 지난해 국립공원 지정·올해부터 등산객 수 집계)에서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1㎡ 면적당 탐방객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광주에 위치한 무등산 국립공원이다. 전체 75.425k㎡의 면적에 연평균 366만 6568명이 몰렸다. 1㎡당 48명 꼴이다.
이어 전체 면적(5만 6220㎡)이 좁은 탓에 상대적으로 단위 면적당 탐방객수가 많은 변산반도(1㎡당 34.3명)에 이어 대전시와 인접한 계룡산 국립공원이 3위를 차지했다. 계룡산 국립공원 면적은 65.335k㎡이지만 연 평균 탐방객 수는 299만 8796명으로 1㎡당 23명이 몰렸다. 북한산은 4위를 차지했다. 287.571k㎡의 면적에 연 평균 658만 405명이 찾았다. 1㎡당 22명꼴이다.
탐방객이 몰릴수록 산에 버려지는 쓰레기와 안전사고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북한산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연평균 97건, 무등산은 23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반면 1㎡당 탐방객 수(0.8명)가 가장 적은 다도해해상의 안전사고는 연 평균 1.3건에 그쳤다. 1㎡당 탐방객 수가 3.03명으로 면적당 탐방객 수가 전국서 두 번째로 적은 월출산의 연 평균 안전사고 건수는 3건이다.
북한산은 최근 3년간 쓰레기 처리량이 연 평균 94톤에 달했다. 계룡산도 51.6톤이나 됐다. 반면 다도해해상은 32톤, 월출산은 15톤에 그쳤다. 화재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3년간 월출산에는 산불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북한산 화재발생건주는 연 평균 3.3건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지리산 노고단, 북한산 우이령 등 9개 공원, 12개 구간에서 탐방예약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지난달 1일부터 45일간 실시한 설악산국립공원 만경대 탐방예약제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지난해 46년만에 임시 개방한 설악산 만경대에는 개방기간인 46일(10월 1일~11월 15일)동안 약 20만명의 탐방객이 몰렸다. 일시에 많은 탐방객이 몰리면서 자연 훼손은 물론 혼잡한 등산로 탓에 스트레스를 받은 탐방객들의 원성을 샀다.
이에 공단은 올해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 누리집(www.knps.or.kr)과 현장 예약 등으로 평일 2000명, 주말·공휴일 5000명으로 탐방객 수를 제한했다. 탐방로도 오색상가(약수터 입구)~용소폭포~만경대~오색상가(약수터 입구)의 한 방향 순환으로 한정했다.
만경대 탐방예약제 운영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16건 발생한 안전사고 수는 올해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만족도 조사에서도 82%가 탐방예약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공단은 자연 훼손이 심한 탐방로를 위주로 탐방예약제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탐방로가 여러 개 있는 공원의 경우 탐방로의 수를 연차적으로 제한해 자연을 보호한다는 계획이다.
공단 관계자는 “도심과 인접한 공원의 경우 정상으로 향하는 탐방로의 갯수를 줄여 공원의 자연 훼손을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