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LG패션 회장 유럽行..왜?
by김미경 기자
2012.09.18 09:50:44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구본걸 LG(003550)패선 회장(55)은 매년 이맘때면 한 달 가까이 회사를 비운다. 다음해 세계 패션시장의 트렌드를 미리 알아보기 위해 해외 출장길에 오르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8일 LG패션에 따르면 구본걸 회장은 지난 8일 오후 유럽행 항공편을 통해 이탈리아로 출국했다.
LG패션 관계자는 “뉴욕, 런던 패션위크와 함께 4대 패션위크로 꼽히는 밀라노와 파리 패션위크를참관하고 내달초 귀국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달 셋째주부터 넷째주까지 진행되는 밀라노 패션위크와 오는 23일부터 10월3일까지 개최되는 파리 패션위크를 참관하고 밀라노와 파리지사를 방문해 비즈니스 상황도 점검할 계획이다.
또 스위스 베른에 있는 인터스포츠 본사를 들러 최근 부진에 빠진 한국 내 사업에 따른 새로운 경영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의 해외출장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해외 출장시 수행비서 없이 디지털 카메라와 여행가방만 챙겨 홀로 떠나는 ‘잠행’을 즐기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예고 없이 해외 지사를 방문하기도 하고 패션업계 전문가들을 두루 만나며 시장 동향을 파악하거나 필요에 따라선 파트너십을 맺기도 한다.
해외 출장을 다녀온 뒤 첫 임원회의에서는 자신이 경험한 해외 패션계의 트렌드에 대한 소회를 임원들과 공유하고 이에 맞는 실행방안을 주문한다.
회사 관계자는 “워낙 비서한테도 잘 알리지 않고 현지 지사와 직접 연락해 알아서 돌아다니는 성향이라 구체적 일정이나 동선을 알 길이 없다”며 “해외에 지인들이 많고 들어올 땐 꼭 아이디어를 하나씩 들고 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론칭한 이탈리안 스타일 캐주얼 남성복 브랜드인 ‘일 꼬르소 델 마에스트로’ 역시 구회장의 이런 잠행 경영의 산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 꼬르소 델 마에스트로는 35~45세 남성들을 겨냥해 선보인 브랜드로 소수의 상위 계층만이 누릴 수 있던 이탈리안 정통 캐주얼에 대중성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패션업계에서 해외 출장이 가장 잦은 CEO로 정평이 나 있다”며 “이번 출장에서는 또 어떤 사업 아이템을 갖고 올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