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람료 오르면 더 싸게 영화 본다?
by조선일보 기자
2009.06.25 10:36:00
[조선일보 제공] 8년 만에 인상된 영화관람료 덕분에 엉뚱하게 할인 혜택이 늘어난 신용카드가 있다.
지난 23일 출시된 BC 트랜스폼 카드는 메가박스·CGV·롯데시네마·씨네시티 등 4개 브랜드 영화관에서 결제하면 관람료를 할인해 준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부분은 '8000원 이하를 결제하면 2000원을 할인해 주고, 8000원을 초과해 결제하면 4000원을 할인해 준다'는 할인 조건. 기존에는 8000원을 넘는 영화표가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2장을 사야만 4000원 할인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제한해둔 것이다.
그런데 메가박스가 오는 26일부터 주말·성인 영화 관람료를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제는 1장만 사도 4000원 할인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성인이 그동안 주말에 8000원짜리 영화를 보기 위해 6000원(2000원은 할인)을 냈다면, 이젠 9000원짜리 영화를 보기 위해 5000원(4000원은 할인)만 내면 된다.
2002년 출시돼 100만장 넘게 팔린 CJ KB카드 보유자도 비슷한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 CGV영화관에서 관람료를 할인해 주는 이 카드는 결제액 8500원 미만이면 3000원, 8500원 이상이면 6000원을 깎아준다. CGV의 영화관람료는 성인의 주말 최고가격이 8000원인데 메가박스를 따라서 가격을 올릴 확률이 높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따라서 영화 관람료를 메가박스와 같은 9000원으로 올린다면, 이전에는 8000원짜리 영화를 보기 위해 5000원(3000원 할인)을 냈으나 앞으로는 9000원짜리 영화를 보기 위해 3000원(6000원 할인)만 내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BC카드와 KB카드는 24일 "영화요금이 인상되더라도 할인조건은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만약 두 회사가 변심해 할인조건을 변경하더라도 회원 고지 기간인 3개월 이후에 시행할 수 있다.
영화 할인 카드는 어떤 영화관을 얼마나 자주 가느냐에 따라 선택이 갈린다. 메가박스 전용인 삼성 메가티즌 카드는 무려 7000원(연 8회)을 깎아주지만 메가박스 이외는 할인 혜택이 없다. 반면 외환 넘버엔 카드는 50여개 영화관과 맥스무비·티켓링크(예매)에서 이용 가능하지만 장당 2000원(2장은 4000원·연 12회)으로 할인 금액이 적다.
롯데 롯데시네마 멤버십카드는 매달 5만원씩만 쓰면 건당 3000원씩 연 12회 할인되므로 실속파들이 즐겨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