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고? 올레로 나와 바!" 간세다리 제주걷기
by조선일보 기자
2009.02.20 11:40:00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시흥초등학교
[조선일보 제공] 제주도 올레 걷기는 ‘제주올레(jejuolle)’란 표지판과 함께 시작된다. 시작을 알리는 글귀인 만큼 반갑다. 1코스가 시작되는 시흥초등학교 담벼락에 붙은 파란 하늘빛 표지를 확인하고 이제 15km 정도 ‘놀멍, 쉬멍’(놀다가, 쉬다가) 걸어간다.
올레란 ‘거리에서 집 대문으로 통하는 좁은 골목길’이란 뜻의 제주 사투리다. 동네 꼬마들이 “올레로 나올래?”라는 식으로 사용하던 단어다. 그만큼 제주 사람들에게는 친숙하다. 제주도 공무원 행정망 이름도 올레다.
이 올레가 제주올레걷기로 다시 태어났다. 제주 동쪽 해안에서 남서부 해안까지 올레를 살갑게 이어 붙여 만들었다. 해안과 마을, 오름 등을 걷는 코스다. 전체 길이는 약 183km. 현재 11개 코스로 나뉘어 있다.
걷기에 편하고 예쁘다. ‘착한 길’이라고 칭해도 좋을 듯하다. 길을 만든 사람들에게 현기증 나는 세상에 쉼표도 찍을 겸 한번 간세다리가 돼 보란다. 간세다리는 제주 토박이말로 ‘게으름뱅이’란 뜻이다. 그래서 길라잡이로 사용되는 소책자 제목이 <제주올레-간세다리의 바당올레 하늘올레>다.
간세 부리며 걸어도 길가 하나하나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길 안내가 돌멩이나 나무, 바닥이나 나뭇가지 등에 화살표나 리본으로 표시돼 있다. 넓은 시야로 큰 풍광을 보기도 하지만 천천히 걸어가며 우리 주변의 소소한 것에도 관심과 애정을 가져보라는 뜻이리라.
제주올레 하기 좋은 계절이 어디 따로 있겠냐만 2월 제주는 어느 시기 못잖게 적당하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경이 제주 바람에 깨어나는 느낌이다. 그만큼 올레길의 크고 작은 것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길가에 살랑이는 유채꽃과 야트막한 현무암 돌담길도 참 정겹다. 이런 길이 있었나 싶다. 당근 이파리로 가득한 푸른 밭도 넘실댄다. 당근 캐는 노부부 모습도 보인다. 2월의 잔설이 곳곳에 흰빛을 더한다.
| ▲ 올레길가에 핀 유채꽃(좌) - 올레길 인근 당근밭에서 당근캐는 모습(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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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과 밭 사이에는 양쪽을 구분 짓기 위한 돌담이 쌓여 있다. 제주 토박이말로 ‘밭담’이라고 한다. 얼키설키 쌓여 있는 돌들이 거센 바람에 무너지지 않는 게 신기하다. 현무암의 거친 표면들이 서로 엉겨 붙고 돌과 돌 사이 구멍으로 바람이 빠져나가 잘 쓰러지지 않는단다. 제주의 지혜다.
1코스 중간의 말미오름을 오르다 보면 쇠막대가 가로놓여 있다. 길을 잘못 들었나 잠시 당황하지만 이내 막대에 걸쳐진 글귀를 보곤 슬며시 미소 짓는다. ‘소 방목 중 문단속 부탁합니다.’ 문을 살며시 여닫고 다시 길을 나선다.
| ▲ 밭담의 돌담사이 구멍(좌) - 소방목 중 문단속을 부탁하는 문패(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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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은 ‘기생화산’이라는 제주 말이다. 자그마한 산을 일컫는다. 제주에서는 한라산 빼고는 다 오름이다. 360여개가 있다. 그 중 하나인 말미오름에 오르면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손에 잡힐 듯하다. 선명한 녹색의 밭들도 바라보기 시원하다. ‘생태관광’이나 ‘지속가능한 관광’이란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해도 걷는 것 자체가 뿌듯하다.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걷기에 무리가 없다.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코스별로 나뉘어 있지만 지키라는 법은 없다. 기분 내키는 대로 2월의 제주 바람을 쐬어가며 원하는 곳에서 시작해 원하는 곳에서 끝내면 된다. 물론 코스별로 오름길, 해안길, 수목길, 마을길 등의 특징이 있고 5~7시간 걸리므로 시간과 코스 특징만 고려하면 된다.
걷다 허기지면 먹을 거리도 많다. ‘세계 최초의 전문직 여성’이라 일컬어지는 해녀의 섬 제주답게 올레길 주변엔 ‘해녀의 집’이란 음식점이 종종 눈에 띈다. 그 주변 해녀들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음식점으로 조개죽이나 전복죽, 해삼, 성게, 물회, 성게칼국수 등의 음식이 있다. 대도시에서 접하기 힘든 감칠맛이다.
| ▲ 말미오름에서 바라본 우도(좌) - 멀리서 바라본 말미오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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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걷기를 마쳤다면 좀더 활동적인 레포츠를 즐기는 것도 좋다. 관광의 섬인지라 제주에는 각종 체험거리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카트라이더와 ATV(All Terrain Vehicle, 4륜 구동 오토바이). 한겨울 끝자락이지만 제주 바람은 외부 활동하기에 차지 않다. 오히려 시원하기까지 하다. 카트라이더와 ATV를 탈 수 있는 곳은 제주 곳곳에 있다.
카트라이더란 미니 경주용 자동차를 말한다. 경주용이라 해서 위험할 것은 없다. 지면과 차체 간격이 5cm 밖에 안돼 뒤집어질 걱정이 없다. 만 8세 이상의 어린이도 탈 수 있어 가족이 함께 타기에 적당하다. 1인승과 2인승 카트가 있다. 타기 전 간단한 조작법을 배우게 되며 헬멧을 착용하게 된다. 지면이 젖어 있으면 방수용 옷을 따로 입게 된다.
미니 자동차지만 속도감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시속 30km 이상 나온다. 코너링의 짜릿함도 느낄 수 있고 경주용 자동차 특유의 굉음도 실감난다. 코스도 포뮬러 경주 축소판이다. 꾸불꾸불한 코스를 달리다 보면 한겨울의 추위도 잊을 수 있다.
카트라이더가 정해진 아스팔트 코스 위에서 이뤄지는 데 반해 ATV는 산길과 초원 등의 비포장 길에서 타게 된다. 카트라이더보다는 안전에 더 신경 써야 하므로 헬멧, 가슴 및 어깨 보호대 등의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10분 정도의 작동법 숙지와 연습 주행 이후 본주행에 나서게 된다.
| ▲ ATV 타는 모습(좌) - 올레8코스 월령포구쪽에서 바라본 제주바다(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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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V를 타다 보면 자갈과 진흙, 풀밭의 느낌과 진동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그만큼 스릴과 쾌감은 배가된다. 크기 1.5m 정도의 몸체에 커다란 바퀴 4개가 달려 있어 장난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힘이 장사다. 웬만한 곳은 거침없이 지나간다. 다만 제주 산간지방에는 2월에도 간혹 눈이 내려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2월 제주에서는 이밖에도 패러글라이딩이나 승마도 가능해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제주도는 바람이 많이 불고 해발 100~200m의 오름이 많아 패러글라이딩하기에 적당하다. 높은 산이 아니고 안전한 비행 위주라 특히 초보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비행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도 숙련된 가이드와 함께 타는 2인승 패러글라이딩
이 가능하다. 월랑봉이나 금악봉에서 많이 탄다. 말타기는 제주 곳곳에 있는 승마 클럽을 이용하면 된다.
- 제주특별자치도청 : www.jeju.go.kr
- 제주특별자치도 관광정보 : www.jejutour.go.kr
- 제주올레 : www.jejuolle.org
- 제주특별자치도청 관광정책과 : 064)710-3851~3
- (사)제주올레 : 064)739-0815
- 제주특별자치도 패러글라이딩연합회 : 064)070-7018-2606
[ 비행기 ]
- 서울-제주, 하루 50여회 운행, 1시간 소요
- 부산-제주, 하루 20여회 운행, 50분 소요
[ 문의 ]
대한항공 1588-2001, www.kr.koreanair.com
아시아나 1588-8000, www.flyasiana.com
제주항공 1599-1500, www.jejuair.net
진에어 02)3660-6000, www.jinair.com
[ 선 박 ]
- 부산-제주, 약 11시간 소요 / 문의 : 현대설봉 064)751-1901/ 코지아일랜드 064)751-0300 부산 1544-1114
-인천-제주, 약 13~15시간 소요 / 문의 : 제주 064)721-2173/ 인천 1544-1114
- 목포-제주, 약 4시간 30분 소요 / 문의 : 제주 064)758-4234/ 목포 1544-1114
- 성산포스카이호텔 : 서귀포시, 064)784-7000, www.jeju-sky.com
- 다이아몬드텔 : 제주시, 064)784-7400
- 에쿠스모텔 : 서귀포시, 064)792-2341, www.alljeju.co.kr
- 호텔윈드앤샌드 : 제주시, 064)743-5001
- 디셈버호텔 : 제주시, 064)745-7800, www.jejudecember.co.kr
- 다이아몬드호텔 : 제주시, 064)742-7744, www.dhj.co.kr
- 호텔 EJ : 제주시, 064-712-7880
- 황가네제주뚝배기 : 제주시/ 전복뚝배기, 오분작뚝배기, 성게국/ 064)713-8887/
http://odinni.com/hwanggane
- 대포동산횟집 : 서귀포시/ 생선회/ 064)738-6060/ www.depo-dongsan.co.kr
- 오조해녀의집 : 서귀포시/ 전복죽/ 064)784-0893
- 축협축산물플라자 : 서귀포시/ 한우소고기, 갈비탕/ 064)794-5658
- 덤장중문점 : 서귀포시/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064)738-2550/ www.deomjang.co.kr
- 흑돈가 : 제주시/ 흑돼지구이/ 064)747-0088/ www.blackpig.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