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SK텔레콤 EB 차환발행 추진

by김현동 기자
2008.07.17 09:47:02

8월20일 516억엔 해외EB 만기도래
포스코 "8월6일 주식교환 행사후 공식결정"
IB "차환발행이 최선책"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포스코가 2003년 SK텔레콤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했던 해외 교환사채(EB)의 차환발행(refinance)를 추진한다.

포스코(005490)는 이를 위해 최근 ABN암로 골드만삭스 맥쿼리 메릴린치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에게 EB 발행 프리미엄과 발행금리 등 발행조건을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다음달 20일 만기가 도래하는 516억엔 규모 해외 EB의 차환발행을 적극 검토 중이다.

포스코는 현재 SK텔레콤(017670) 주가를 감안할 때, EB 보유자들이 SK텔레콤 주식으로의 교환을 요구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차환발행 ▲내부자금이나 외부차입을 통한 원리금 상환 ▲SK텔레콤 해외주식예탁증서(ADR) 매각 중에서 최선의 방안을 선택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2003년 8월20일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채권) 상환을 위해 보유 중이던 SK텔레콤 주식 169만6427주를 기초자산으로 유로공모 방식의 EB를 발행했다. 발행금액은 516억2200만엔(액면가액)으로, 기준주가에 53.21%의 프리미엄이 더해진 30만4890원에 교환가격이 책정됐다.
 
당시 SK텔레콤 주식은 원주 1주당 9개의 ADR로 전환돼 케이만군도에 설립된 특수목적회사 제우스사에 매각됐으며, 매각단가는 ADR 1주당 18.24달러였다.



포스코가 내외부 자금을 동원해 EB 상환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연초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공식화한 상황에서 내부자금을 동원해 EB를 상환하기가 쉽지 않으며, 국제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해외채권 발행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SK텔레콤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인다.

포스코 측은 교환청구 가능기간인 오는 8월6일까지 교환청구권 행사 여부를 지켜본 뒤, 차환발행 여부를 공식적으로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주식교환 행사가격은 배당금 지급분 등을 감안해 주당 28만원 내외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교환청구 기간까지 지켜본 뒤 최종 선택을 할 텐데, (SK텔레콤 주가를 감안했을 때) 주식교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주식교환이 없다면 신규로 EB를 발행하거나 내부자금 또는 차입을 통해 상환하는 방법, 기존 SK텔레콤 ADR 매각 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IB들에게 (신규) EB 발행을 위한 발행프리미엄과 이자 수준을 태핑한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