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소연 기자
2025.04.03 06:00:00
향후 의약품 특허만료로 최대 79조원 시장 열려
美日 정부 주도 기업 육성 중…韓도 지원 필요
통합고용세액공제 일몰 연장·특별법 통과해야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향후 5년 내 다수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만료 시점이 도래하는 가운데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3일 한국경제인협회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분석 및 시사점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2024년 전 세계 매출액 상위 20개 의약품(바이오의약품 및 합성의약품) 중 다수가 향후 3~5년내 순차적으로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그중 매출액이 가장 높은 머크사의 ‘키트루다(바이오의약품)’는 2028년 미국에서 특허가 만료될 예정으로, 국내외 기업들이 이미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3상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위탁 개발·생산 수요가 증가하면서 CDMO 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CDMO시장은 2023년 196억8000만달러에서 2029년438억5000만달러로 연평균 14.3% 성장이 예상된다.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 개발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의약품(항체)인 △키트루다 △다잘렉스 △옵디보 △오크레부스의 2024년 총 매출액은 약 582억 달러(약 79조 원) 규모다.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이 다가올수록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의 개발 및 생산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와 생산 단가를 강점으로 내세워 미국 등 전 세계 바이오 기업에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미국 하원은 지난해 9월 중국 CDMO의 미국 제약산업 영향력을 차단하고자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통과시켰으나, 상원 문턱을 넘기지 못했다.
한경협은 향후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반중 정서 및 자국 산업보호 기조로 해당 법안이 실제 발효된다면, 중국 기업의 시장점유율 변화와 함께 국가 간 경쟁이 격화되리라 예상했다. 또 중국 대체 공급망으로서 한국 CDMO 기업에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에서 화이자와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약 후보물질 발굴 또는 합성에 집중하고, 이후 단계를 CDMO 기업과 협력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이 신약 개발 주기 단축뿐만 아니라 신약 후보물질 발견 등에서 성과를 내자 엔비디아 및 구글 등 IT 기업의 바이오산업 투자가 늘고 있다. 이는 CDMO 기업에 새로운 파트너십 기회를 제공한다.
일본 정부는 2019년 처음으로 ‘바이오 전략’을 통해 ‘2030년 최첨단 바이오경제 사회 실현’을 목표로 바이오 및 제약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세계 최고의 의약품 개발 국가로서의 위치 확립을 목표로, CDMO 사업 지원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대만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성공을 벤치마킹해 2023년 5월 미국 내셔널 리질리언스(National Resilience)사와 함께 합작 투자회사인 TBMC를 설립했다. 바이오의약품 파운드리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