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이야말로 백색 반도체…식품업계 '혁신의 축' 될 것"
by한전진 기자
2024.11.27 07:06:33
[무(無)당 시대가 온다]③ 박성원 삼양사 스페셜티 사업PU장 인터뷰
창립 100주년 맞은 삼양사…''알룰로스'' 미래 먹거리로
고도의 효소 기술력 관건…관련 특허만 300건 보유
"95% 고순도 될 때까지"…천연 식품 유래 균주 사용
탈설탕 세계적 흐름…대체당 식품 반도체 거...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박성원 삼양사(145990) 스페셜티 사업PU(Performance Unit)장은 미래 식품산업에서 대체당의 영향력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스페셜티는 특정 영역에 한정적으로 쓰이는 기능이 있는 고부가가치 재료다. 삼양사는 식품사업에서 설탕, 전분당, 밀가루부터 스페셜티까지 원·부재료로 쓰이는 소재 식품을 만들고 있다. 스페셜티 중에서도 핵심은 알룰로스다. 박 PU장은 “삼양사는 매년 1만 3000t의 알룰로스를 생산할 수 있는 국내 1위 대체당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 박성원 삼양사 스페셜티 사업PU(Performance Unit)장이 자사 알룰로스가 들어간 국내 식품사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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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룰로스는 무화과 건포도 등 과일에도 존재하는 천연감미료로 설탕이 내는 단맛의 70% 수준을 구현한다. 고도의 효소 기술력이 필요해 세계적으로도 자체 기술을 통해 대량 생산하는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정도로 매우 드물다.
시판 중인 알룰로스는 효소를 이용해 과당의 구조를 바꿔 만든다. 생산 공정도 까다롭다. 먼저 효소가 들어 있는 반응탑에 과당 시럽을 통과시켜 효소 반응을 일으킨다. 이후 과당의 구조가 바뀐 저순도 알룰로스가 탄생한다. 여기서 95% 이상 고순도가 되도록 분리·정제를 이어간다. 박 PU장은 “삼양사는 대체 감미료 사업 이전부터 쌓아온 전분당 사업의 노하우가 있다”며 “이 덕분에 알룰로스 개발에 필요한 효소를 자체 기술로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양사의 알룰로스 제조 관련 특허는 국내외를 포함해 300건이 넘는다. 특히 삼양사의 알룰로스는 천연 식품 유래 균주(Non-GMO) 기반 효소로 만든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받았을 당시 Non-GMO를 사용한 알룰로스는 삼양사가 세계 최초였다. 삼양사는 현재 동원F&B(049770), 오뚜기(007310), 롯데칠성(005300)음료 등 거의 모든 국내 식품회사에 알룰로스를 공급하고 있다.
알룰로스 사업 성과도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수출도 늘고 있다.
그는 “알룰로스 양산을 시작한 2020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20~30%씩 매출이 늘고 있다”며 “북미를 중심으로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수출 판로도 늘어나는 중”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진다면 자일리톨과 같은 성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알룰로스 등 대체당이 미래 식품 업계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거의 모든 식품 분야에서 대체당을 활용하는 ‘제로’가 트렌드여서다. 마치 반도체와도 같다.
고령화도 시장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삼양사가 알룰로스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이유다.
박 PU장은 “설탕 제조사로 유명한 삼양사 입장에서 알룰로스는 전기 자동차와 비슷한 개념”이라며 “당장 대체가 이뤄지는 건 아니지만 공존이 이어지며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알룰로스 등 대체 감미료는 단순 대체재를 넘어 식품 산업의 핵심 소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현재 삼양사의 알룰로스는 거의 모든 국내 식품사에 사용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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